어디선가 첼로를 보면 나는 늘 정명화 교수가 생각난다. 첼리스트라서가 아니라 바로 그녀가 첼로 같은 사람이라서다. 현악기 중 가장 강하고 부드러운 강약의 넓은 폭을 가진 첼로처럼, 그는 숭고와 정열의 양극을 넘나드는 신비로운 매력을 지녔다. 정 트리오로 한창 활약 중이던 20여 년 전, 공연 사진을 촬영하면서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세계적인 음악가로 촌음을 아끼며 지구촌을 누비는 바쁜 와중에서도 사진가를 위해 기꺼이 포즈를 취해 주던 정 교수는 지금도 남을 배려하는 따스한 인간미가 돋보이는 사람이다. 딸들에게도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밀어주는 자상한 어머니인 그는 ‘든든한 외조’에 감사하는 아내로서, ‘자식의 장점을 찾아내고 격려해준’ 지혜로운 어머니 이원숙 여사의 딸로서 그 긍지를 늘 가슴에 품고 있다.
PORTRAIT ESSAY 이은주의 사진으로 만난 인연
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함께 올해부터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아 세계적 음악가 섭외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정명화 교수. 그녀의 따뜻한 색깔로 빚어낼 대관령국제음악제가 벌써 기대된다.
이은주씨는 1981년 제3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사진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20여 회 했다. 저서로 사진집 『108 문화예술인』 『이은주가 만난 부부 이야기』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