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입 내비게이션] 사이버대에서 공부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사이버대는 시간과 장소, 연령의 제약 없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변천사·김기선씨와 한진희(왼쪽부터)군은 “이런 사이버대의 장점 덕분에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록 기자]

“내 평생 한이 널 가르치지 못한 것이었는데 이제야 원이 풀리는 것 같구나.” 김기선(53·여·세종사이버대 노인보건복지학과 1)씨는 병석에 누워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말에 눈물을 흘렸다. 생애 첫 대학 성적표를 받고, 4.3 만점으로 학과 수석을 했던 날이다.

글=정현진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새벽에 강의 듣고 자원봉사하며 제 2의 인생 시작해

“105203, 제 학번입니다.”김씨는 자랑스럽게 세종사이버대 학생증을 꺼내 보였다. 고교 3학년때 다니던 학교가 폐교된데다 가정 형편마저 겹쳐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평생 가슴 한 켠에 무겁게 자리 잡았던 배움에 대한 설움도 이젠 지난 이야기다. 김씨가 노인보건복지학과에 진학한 것은 사회복지사에 대한 꿈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두 딸을 키우며, 없는 살림이지만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소신에 봉사활동만큼은 꾸준히 해왔다. 봉사활동의 범위가 커지고 시간도 늘어나면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해져갔다. 그 와중에 2008년 친어머니가 파킨슨씨병으로 쓰러졌다. 모든 봉사활동을 접고 병간호에 전념했다. 어머니의 병세가 호전되면서 김씨는 “내가 배워야 어머니도 더 잘 모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2009년 서울 청암중·고등학교 3학년에 편입해 고교 졸업장을 따고 지난 해 세종사이버대에 입학했다. 어머니 병간호와 대학 공부로 언제나 시간에 쫓기지만 김씨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새벽에 인터넷 강의를 듣고 MP3 파일로 저장해 하루 종일 반복해 듣는다. “60살 때는 직접 복지기관을 운영해 보고 싶어요. 새롭게 시작한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아볼 겁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의 주인공 변천사(23)씨도 못다 이룬 학업을 위해 경희사이버대학 글로벌경영학과에 올해 입학한다. 변씨는 “운동선수이전에 항상 학생의 자세여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사이버대 입학을 결정했다. 평소 관심을 가졌던 스포츠마케팅을 전문적으로 배워볼 계획이다. 대학원도 진학할 생각이다. 변씨는 “한국의 스포츠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IOC 선수위원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만 14세 최연소 입학, 법관 향한 꿈 이뤄가

“왜 사이버대학이냐고요? 제 꿈을 이루는데 가장 빠른 길이라 판단했죠.”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지난 해 최연소로 서울사이버대에 입학한 한진희(15·법무행정학과 1)군이다. 한군의 꿈은 판·검사다. 목표가 명확해지니 남들보다 하루라도 빨리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중·고교로 진학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선택했다. 이런 과정엔 형의 영향이 컸다. 한군의 형인 한태민(21·북경연합대 중국어학과 1)씨도 고교에 진학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봤다. 중국 역사를 공부하고 싶었던 한씨가 더 빠르게 목표에 도달하고 싶어 내린 결정이었다. 형의 모습을 보며 한군도 용기를 얻었다.

온라인 강의만으로 법공부가 어렵진 않을까. 한군은 “학과 동기 모임인 고시연구회에서 사법고시에 대한 정보도 얻고 함께 모여 공부한다”며 걱정 없다는 반응이다. 한군의 다음 목표는 2016년까지 있을 사법고시 합격이다. “최연소 판·검사 멋지지 않아요? 사이버대가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될 거라 생각해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