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학비, 4년제 졸업장 … 오프라인 대학 부러울 게 없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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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용 총장은 “사이버대는 현재 스마트 TV 콘텐트 개발을 주도하며 유비쿼터스 시대에 걸맞는 교육의 틀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저렴한 학비에다 정규 4년제 대학 졸업장이 주어지는 사이버대가 최근 인기다. 2010학년도 사이버대 전반기 평균 경쟁률은 3대1을 기록했고 후반기는 평균 4대1을 넘어섰다. 일부학과는 경쟁률이 50대1에 육박하기도 했다. 원격대학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사이버대 이우용 총장을 만나 인기비결을 들었다.

글=김지혁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사이버대의 강점은 무엇인가.

“유비쿼터스 사회다. 빠른 시간 내에 남보다 깊이 지식을 쌓아야 하는 시대다. 교육의 기동성 차원에서 본다면 사이버대를 따라올 수 없다. 일반대학의 절반 수준인 학비에다 교육의 질 면에서도 그 우수성이 입증되고 있다. 세계원격대학협의회(ICDE)에서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사이버대 교육수준을 보고 깜짝 놀라더라. 이미 한국의 사이버대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TV를 기반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시대를 가장 빠르게 앞서가는 교육법이다.”

-온라인 교육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앞으로 배움은 평생토록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전통적인 교육방식에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교육의 형태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피터 드러커는 ‘교육의 미래는 전통적인 캠퍼스 밖에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의 MIT가 온라인 강의를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했다. 이어 하버드·스탠퍼드대를 비롯해 미국 여러 주립대학들이 앞다퉈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런 사회적 변화상이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사이버대 수준은 어디까지 와있는가.

“지난해 한국의 사이버대를 둘러본 미국 존스국제대학 데이비드 리저 총장이 한국의 온라인 대학 수준은 미국과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얼마가지 않아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는 이미 우리나라의 사이버대 교육수준이 미국을 추월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전송하고 스마트 TV 출시에 대비해 콘텐트를 준비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지금은 세계 여러나라의 사이버대에서 우리의 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아직 사이버대의 강의 질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교수들이 연구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는 일반 대학과 달리 사이버대는 질 좋은 강의에 집중한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교육 특성상 학생의 집중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고도의 강의 설계와 콘텐트 디자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이버대 강의 평가도 교수들 사이에선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대부분의 사이버대는 학생들의 평가 점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다음 학기 강의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또 온라인 수업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블렌디드 러닝’을 추구하고 있다. 사제지간의 스킨십을 일정정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직 전문가가 교수로 나서는 경향이 강하다.

“사이버대 학생의 80%가 직장인이다. 실용적인 학문의 요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과에서 교수 채용시 실무에 밝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발한다. 또 겸임교수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기업 CEO나 유명 연구원 등 전문인력을 교단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법적으로 전체 교수의 20%까지 겸임교수를 둘 수 있다. 이론이 부족한 교수를 위해서 팀티칭제도 운영한다. 한 강의 담당 교수가 2명이 되는 것이다.”

-사이버대 진학을 주저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지난해 지방대학 총장 한 분이 한국사이버대를 졸업했다. 자신이 직접 중국어를 배워 중국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최근 사이버대 졸업학생들을 기업체에서 더욱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사이버대 졸업에 열등감을 갖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미래지향적이고 앞으로 일반화될 교육형태가 바로 사이버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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