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프로야구 9구단 창단은 합의, 기업·연고지는 더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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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구 KBO 총재(왼쪽)가 이사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른쪽은 김진 두산 구단 사장. [뉴시스]

프로야구가 20여 년 만에 9구단 시대에 접어들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사장단 회의)를 열어 제9구단 창단을 합의했다.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 사장들과 유영구 KBO 총재가 9구단 창단에 찬성했다.

 창단 기업과 연고지는 2월 내로 이사회에서 재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미 창단 의사를 밝힌 엔씨소프트와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두 개 기업이 9구단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이로써 1991년 쌍방울이 여덟 번째 구단으로 1군 리그에 참가한 이래 20여 년 만에 신생 구단이 탄생하게 됐다. 새 구단은 2군 리그를 거쳐 2013년 시즌부터 1군 경기에 출전할 전망이다.

 ◆3개 기업이 경쟁=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기존 8개 구단 체제에서 9구단이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에 의미가 크다. 참여 기업은 새로운 심사 기준을 만들어 2월 안에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전의 심사 기준은 기업의 매출액과 종업원수 등으로 단순했다. 하지만 새 심사 기준은 재정 안정성과 지속성, 창단 의지 등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세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엔씨소프트 외에 두 개 기업도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한 창단 신청서를 냈다. 이들 세 개 기업이 경쟁하며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9구단으로 탄생할 것”이라며 “9구단의 연고지는 창원시가 아닌 다른 도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여전히 반대=이날 이사회는 ‘9구단 창단’을 확정했다는 것 외에는 별 소득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구 팬들이 기대했던 9·10구단 동시 창단도 사실상 무산됐다. 이사회는 “9구단을 창단한 후 10구단 창단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

 7개 구단 사장들이 창단에는 찬성했으나 내심으로는 구단 확대를 꺼렸다는 전언이다. 대기업이 아닌 회원사의 참여를 선뜻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장병수 롯데 구단 사장은 “내가 총대를 메는 모양새지만 타 구단들도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며 “KBO가 일을 너무 서두른다. 회원사를 배려하지 않는다. 특히 새 구단에 대한 선수 지원은 기존 구단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이사회가 끝나자 장 사장은 가장 먼저 회의장을 떠났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자유계약(FA)선수의 이적을 활성화하기 위해 4년제 대학 졸업 선수의 FA 취득 기간을 종전 9년에서 8년으로 줄이고 FA 영입 시 보상 기준도 완화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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