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 2〉 연출한 존 래세터 감독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토이 스토리 2〉를 연출한 존 래세터(사진)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귀재' 로 꼽히는 인물이다.

89년 〈틴 토이(주석 병정)〉로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던 그는 디즈니 사에서 5년간 애니메이터로 일했고 루커스 필름에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연구하다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인 픽사에 합류, 15년째 일하고 있다.

아카데미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토이 스토리〉와 곤충들의 생활을 재미나게 그린 〈벅스 라이프〉 등에서 대중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 장난감의 심리를 정확하면서도 재미있게 보여준 것 같다. 특히 우디가 장난감이냐 소장품이냐 사이에서 고민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내 취미는 장난감 수집이다. 픽사 스튜디오의 내 방에는 인형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가끔 내 아이들이 사무실로 놀러와 그것들을 만질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모두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수집품이기 때문이다. 어느날 우리 애들이 '아빠는 〈토이 스토리〉를 만든 이유가 뭐지? 장난감은 이렇게 모셔놓는 게 아니라 애들이 갖고 놀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 거야' 라고 하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서 착안했다. 골동품과 놀이감. 어른과 아이는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르다."

- 1편과 달리 '제시'라는 여자 캐릭터가 등장한다. 장난감들의 러브 스토리라도 계획한 건지.

"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부족하다'는 아내의 지적을 받아들였다. 또 제시의 등장은 이 작품에 감정적 요소를 첨가하는 데 필요했다. 제시가 주인 소녀에게 사랑받던 과거를 회상하며 노래('그녀가 나를 사랑했을 때')를 부를 때 관객은 가슴뭉클함을 느낄 것이다. 장난감 얘기지만 거기에 묻어있는 휴머니즘이라고 할까."

- 할리우드 영화의 패러디가 곳곳에 삽입됐다. 흥행을 의식한 것인지.

"기본적으로 〈토이 스토리2〉를 만드는 우리들은 모두 골수 영화팬들이다. 작품을 만들다보면 자연히 우리가 즐기고 사랑하는 영화의 장면이 나오게 된다. '패러디라기 보다는 일종의 오마주(homage: 자신이 존경하는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따라하는 것)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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