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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CES 201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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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전자산업 트렌드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1'이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올해로 44회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는 글로벌 IT기업 2천500여개가 참여해 총 2만여가지의 신제품을 발표했다. 관람객은 130여개국에서 총 12만명이 다녀가 성황을 이뤘다.

올 한해 IT기업들의 제품전략과 기술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던 CES 2011를 관련된 인물 중심으로 정리해 봤다.

▶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5일(현지시각) CES 2011 기조연설에 참석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최고경영자 스티븐발머는 "2010년은 마이크로소프트 고객들에게 매우 특별한 한 해였다"고 운을 띄웠다. 뒤이어 "윈도우폰 7 출시를 비롯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10, Xbox 키넥트(Kinect), 인터넷 익스플로러 9 등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제품의 출시가 이어졌으며, 그 중에서 키넥트와 윈도우폰 7이 출시 후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과 아수스 등 파트너사와 협력해 새롭게 출시될 윈도7 기반 스마트패드를 선보이며 "윈도7에 대한 전세계 소비자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스마트패드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존 챔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
"네트워크는 플랫폼이다" 존 챔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의 말이다. 그는 미디어 콘텐츠를 어떤 기기로든 배포할 수 있게 해주는 TV플랫폼 ‘비디오스케이프’ 출시를 설명하며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미디어 스케이프는 TV이용자의 경험을 뒤바꿀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 방송사에게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추라 손짓한 것으로 보인다. 존 챔버스는 기자간담회에서 시스코의 플립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을 비디오스케이프 게이트웨이에 연결해 이용하는 모습을 직접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위기의식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칠순을 맞아 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념만찬에 참석 후 CES 2011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옛날에 잘 나가던 회사들이 퇴보하는 경우가 많고 새로 일어나는 회사가 많아져 신경써야 한다"며 "한국(기업)이 정신을 안 차린다면 한걸음 뒤처질 수 있다. 그러니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ES 2011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아버지의 도전정신을 본받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이 좋은 편이긴 했지만, 자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전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라스베이거스의 힐튼호텔 만찬장에 강렬한 빨간색의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 세계 전자업계 최초로 연 2000억 달러(약 224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신기원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그룹의 4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투자에 대해 "전자분야에서는 제조업에 집중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SW)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존 사업의 재편 등 급격한 전환기를 맞게 될 새해 전자시장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1위의 위상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CES 2011에 참석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취임하면서 패스트(Fast), 스트롱(Strong), 스마트(Smart)를 슬로건으로 제시하고 강조했는데 이 부분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것 같다"며 "독한 조직문화를 우리 기업의 'DNA'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에 대해서는 "패러다임 이 바뀔 때 미리 준비를 하지 못한게 오늘의 타격이 됐다"고 설명하며 "LG전자가 틈새시장을 뚫으려면 더욱 하이엔드 또는 가격경쟁력과 성능 등 타깃을 정해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한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는 "스마트 전자시대를 이끌 수 있는 모든 것을 올해에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스마트TV의 다양한 첨단 기능을 직접 시연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무장한 스마트TV를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롱텀에볼루션)와 북미식 모바일 디지털TV의 개발 상황도 밝혔다. 그는 자체 개발한 LTE 칩셋을 보여주면서 "LTE 기술은 모바일 데이터 전송 분야의 새로운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루퍼트 스태들러 (아우디 회장), 앨런 머랠리 (포드 회장)
기조연설자로 나서 미래 자동차와 관련 기술에 대해 직접 소개한 스태들러 아우디 회장은 "텔레매틱스나 디지털 내비게이트 같은 차량내 IT 기술은 이미 자동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며 "자동차를 얼마나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혁신시킬 수 있는지는 그 회사의 IT 융합 기술에 달렸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머랠리 포드 회장 역시 "얼마나 더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는가는 비단 자동차 회사만의 '미션'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일"이라면서 "지능형 '스마트카'가 이같은 요구를 채워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애플 불참, 스티븐 잡스의 그림자
아이패드의 선풍적 인기를 통해 올해 가전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애플'은 CES 2011에 불참했다. 이로 인해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븐 잡스 역시 그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전체 행사에서 애플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현지 언론은 "각종 혁신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몰고 다니는 애플의 부재가 행사장을 다소 맥빠지게 만들었다"고 보도하며 애플의 이번 불참에 아쉬움을 표했다.

▶ 그 밖에 눈에 띄는 참가자들
CES 2011에는 국내외 기업 관계자 외에도 수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기획자 게일 앤 허드(Gale Anne Hurd), 개봉을 앞두고 있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 감독 톰 맥그래스(Tom McGrath), NBA 2회 우승을 기록한 미국의 전 농구선수이자 스포츠캐스터로 활약중인 빌 월튼(Bill Walton), 미국 인기 힙합그룹 50cent 등이 참석해 CES 2011을 빛냈다 .

온라인 편집국=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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