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김응룡 감독, 삼성으로 가나

중앙일보

입력

삼성 라이온스로 이적설이 나도는 프로야구 해태타이거스의 김응룡 감독이 4일 자신의 최종 거취를 밝힌다.

내년시즌 해태의 전지훈련 장소 답사를 위해 1일 오전 중국 광저우로 떠난 김응룡 감독은 출국에 앞서 "내년시즌 해태에 잔류할 지,다른 팀으로 옮길지는 출장을다녀 온 뒤 박건배 구단주를 만나뵙고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최윤범 해태 단장과 동행한 김감독은 3일 오후 귀국해 4일 구단주와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올시즌을 끝으로 해태와 재계약이 완료된 김감독은 "해태에 너무 오래있었다. 17년은 일반 기업체나 정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세월"이라고 이적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감독은 또 "최근 40대 감독들이 주류를 이루는 데 해태 코치들은 내 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크지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정기주 해태 사장은 "김응룡 감독의 거취 문제는 자신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굳이 붙잡지 않을 생각을 밝혔다.

정사장은 "구단 형편상 김 감독에게 충분한 대우를 해주지 못했다. 언제까지 의리를 앞세워 붙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83년 해태 사령탑에 오른 김응룡 감독은 재임 17년동안 무려 9번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해태 신화'를 일궈낸 국내 프로야구의 최고의 감독으로 오래 전부터 다른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았으나 "새로운 팀으로 옮기기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해태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해태 구단의 재정 악화로 선동열과 이종범, 임창용 등 우수선수들이 모두 팔려나가 팀 성적이 악화되자 김감독은 자신의 장기집권(?)으로 후배 코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수시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달 27일 해태 구단에 김응룡 감독 영입의사를 공식적으로 표시했던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맺힌 한을 풀고자 `최고의 감독'을 모셔오기 위한 적극적인 스카우트를 추진중이다.

`코끼리' 김응룡 감독이 박건배 구단주와의 의리때문에 마음이 약해지지 않는다면 내년시즌 정들었던 해태를 떠나 삼성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