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워크아웃 계획 부결

중앙일보

입력

대우 계열사의 워크아웃 (기업구조개선작업) 계획이 채권단의 거센 반발로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있다.

1일 오후 개최된 쌍용자동차와 대우통신의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선 출자전환 등 채무조정을 골자로 한 두 회사의 워크아웃 계획에 대해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률이 가결 비율인 75%에 크게 미달, 모두 부결됐다.

이에 따라 쌍용자동차의 전담은행인 조흥은행과 대우통신의 전담은행인 제일은행은 10일안에 채무조정안을 수정해 2차 협의회에 올려야한다.

채권단 협의회는 3회까지 가능한데 이때까지 채권단이 합의안을 통과시키지못하면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 중재를 신청, 중재안에 따라 해당회사를 처리하게된다.

이날 쌍용자동차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2000년말까지 제3자 매각을 추진한다는 전제아래 기존 지분을 3:1의 비율로 감자 (減資) 한 뒤 1천3백억원을 보통주로 출자전환해 채권단이 지분 53%를 확보한다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률이 62.5%에 그쳐 가결 비율인 75%에 미달했다.

또 부채 1조6천58억원에 대해 내년말까지 원금상환을 유예하되 이중 3백78억원은 이자를 면제하고 나머지는 내년말까지 최고 4%까지 금리를 깎아주자는 안건도 67.8%의 찬성률을 얻는데 그쳤다.

특히 무역금융 2억4천만달러를 신규 지원하는 안도 찬성률이 60.5%에 불과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여신비율이 높은 채권금융기관들이 쌍용자동차 사업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앞서 대우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때 채권단이 이미 금리감면을 해준 점 등을 들어 추가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고 밝혔다.

대우통신 채권단도 대우통신의 부채 2천억원을 보통주로 출자전환하고 1조1천4백51억원어치의 전환사채 (CB) 를 인수하는 방안에 대한 표결 결과 54.7%의 낮은 찬성률을 보였다.
무역금융 1억6천만 달러 등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안에 대해선 49.1%만이 찬성, 절반의 동의조차 얻지못했다.

제일은행측은 "정보통신 등 사업부문을 매각한 뒤 자동차부품에 특화한 기업으로 대우통신을 회생시켜나갈 수 있다는 워크아웃계획에 대해 대부분 채권금융기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고 설명했다.

이같이 쌍용자동차와 대우통신에 대한 워크아웃 계획이 손실분담을 거부하는 채권단의 거센 반발에 부딛힘에따라 2일로 예정된 (주) 대우.대우자동차.대우전자.대우중공업 등 주력 4사에 대한 채권단 운영위원회도 커다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이들 주력 4사는 채무조정비율이 (주) 대우가 80%, 나머지 3사가 40%로 타 계열사 수준을 훨씬 웃돌고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열린 대우전자부품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선 계열분리후 제3자 매각을 목표로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주는 워크아웃 계획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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