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200만마리 물고기 떼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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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저=CNN 캡쳐]

5000마리 새떼, 10만마리 물고기떼에 이어 또다시 물고기 200여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메릴랜드 주 체사피크 만에서 숨진 물고기떼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메릴랜드 주 관계자는 "자연적 이유가 물고기 떼죽음과 관련이 있어보인다"며 "수온이 갑자기 떨어져 3-6인치 크기의 물고기들이 얼어죽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메릴랜드 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 지역에 25년만에 최악의 한파가 닥쳤고, 이로 인해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죽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메릴랜드 당국은 개체 수 급증에 따른 심각한 수질오염도 이번 물고기 떼의 죽음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일대에서는 지난 1976년과 1980년에도 물고기 떼죽음 사례가 있었다.

앞서 작년 12월 30일에는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아칸소 주 비브시 인근의 아칸소강에서 물고기 10여만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으며 죽은 물고기의 95%는 민어과의 드럼피쉬(Drum fish)로 밝혀졌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또한 다음날인 31일에는 비브시 거리가 새의 사체로 뒤덮히는 사건이 있었다. 하늘을 날던 찌르레기 새 5천여마리가 지붕, 도로 위로 죽은 채 떨어졌다. 이에 아칸소 어로수렵협회에서는 "사람들의 불꽃놀이 소리에 놀라 스트레스를 받고 여기저기 부딪혀 죽었을 확률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5일 스웨덴 남서부의 한 도시에서는 까마귀 과에 속하는 갈까마귀 약 100마리의 사체가 발견됐으며, 6일 브라질의 항구도시 파라나구아 해안에서는 무게가 100톤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죽은 물고기들이 물 위로 떠올랐다. 또한 뉴질랜드 북서 동해안의 코로만델 지역에서도 도미 수백 마리의 사체가 바다에 둥둥 떠다니다 해변을 뒤엎었으며 영국에서는 켄트 해안을 따라 약 4만 마리의 꽃게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의문의 동물 떼죽음이 일어나고 있지만 명확한 근거나 사인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체수의 급증과 이에 따른 스트레스, 한파 등이 복합적으로 이번 폐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원인은 역학조사 등을 거쳐봐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같은 사례가 연일 보도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오염으로 인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이러다 지구 대재앙이 도래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 편집국=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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