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7개월간 7억 벌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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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기(사진) 감사원장 후보자가 대검찰청 차장에서 퇴임한 뒤 6일 만에 로펌(법무법인)에 취직해 약 7개월 동안 7억여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재훈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로펌 소득(월평균 2620만원)보다 4배나 많은 수준이다. 청문회 직후 장관 후보자 사퇴 의사를 밝혔던 이재훈씨는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뒤 대형 로펌인 ‘김&장’ 고문으로 취업해 15개월 동안 3억9300만원을 받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5일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07년 11월 20일 대검찰청 차장으로 퇴임한 직후 로펌인 ‘바른’의 대표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가기 직전인 이듬해 6월 20일까지 6개월 25일 동안 6억 9943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매달 평균 약 1억원의 소득을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정 후보자의 재산은 크게 늘어났다.

그가 검찰에서 퇴직했을 때인 2007년 12월 그의 재산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15억3600만원)와 본인 예금(6933만원) 등을 포함해 18억9451만원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대치동 아파트 값(13억5200만원)이 떨어졌음에도 본인 예금이 5억9370만원으로 크게 늘어남에 따라 그의 총소득은 23억3662만원으로 증가했다.

정 후보자가 로펌에서 거액의 소득을 올린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이게 공정사회인가”라고 비난했고 한나라당에서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명백히 불공정한 전관예우”라며 "공무원들을 감찰해야 할 기관의 수장으로서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출신의 한나라당 재선 의원은 “정상적 계약관계에 따른 소득으로 보이지만 서민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파장이 걱정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로펌에서 월평균 1억원을 받은 게 사실이냐’는 본지 기자의 전화 질문에 “지금 그것을 일일이 확인해 줄 상황이 아니다”며 “일관된 답변을 해야 하니 나중에 (청문회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함께 제출된 인사청문회 요청안에 따르면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은 10억8963만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은 29억2820만원이다.

정효식·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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