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인구 북미에서 유럽, 아시아로 확산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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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지역에 집중됐던 인터넷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몇년내에 유럽과 아시아의 인터넷 인구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며 이에따라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을 펼쳐온 HP의 전략도 인터넷 기반에 맞춰질 것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경제분야의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으로 꼽혀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 컴퓨터업체 휴렛패커드(HP)사의 칼리 피오리나(44) 사장은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21세기 정보화 전략과 글로벌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사례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피오리나 사장은 "21세기 디지털 경제에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과감한 기업체질 개선, 위기를 기회로 살리려는 적극적인 경영마인드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HP가 인터넷 사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단지인터넷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과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을 뿐" 이라며 "지난 여름 HP가 소개한 E-서비스는 기존 E-비즈니스나 전자상거래를 능가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E-서비스의 비전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사업과 차세대 포털, 역동적 중개 서비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세가지 요소는 디지털 경제의발전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피오리나 사장은 "향후 수년동안 인터넷 경제환경에서 일어날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인터넷에 기반을 둔 개방된 사업과 고객서비스의 광범위한 등장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이며 HP는 고객들에게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HP코리아는 지난 97년 10억2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 한국이 HP역사상 최단기에 매출 10억달러선을 돌파한 국가가 됐다" 며 "새천년에도 HP는 한국과의 장기적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칼리 피오리나 누구인가.

칼리 피오리나 사장은 IBM에 이어 세계 2위의 컴퓨터회사로 연매출이 470억달러(56조원)에 이르는 HP가 넉달간에 걸친 심사끝에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함으로써 보수적 성향이 강하게 남아 있는 미국의 기업풍토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거대기업인 HP가 전문경영인 모집공고를 낸 것은 올 봄이었으며 당시 수백명의 내노라하는 외부 전문가들과 회사 내부의 걸출한 인재들도 상당수 응모했으나 HP는 외부인사에다 여성인 피오리나를 과감하게 스카우트해 국내외 정보통신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세계적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러지의 글로벌서비스 담당 사장을 맡고 있었던 피오리나의 HP행이 결정된 지난 7월17일에는 루슨트의 주가가 2% 떨어졌고 반대로 HP의 주가는 2%가 상승하는 이변이 연출돼 그녀의 영향력을 가늠케했다.

15년전 사내 결혼한 피오리나의 남편은 포천지가 2년연속 가장 영향력있는 비즈니스 우먼으로 선정할 정도로 유능한 아내를 둔 덕분에 가사일에 전념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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