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하철 경제’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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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4일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 서부 바오안(寶安)구의 지하철 5호선 바오안센터역. 선전을 동서로 오가는 5호선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를 맡은 중철(中鐵)남방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일부 개통한 2호·3호선에 이어 올해 6월이면 5호선도 완공돼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은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3개 노선 외에 앞으로 5년 동안 추가로 지하철 6개 노선이 동시다발적으로 건설된다. 10년 안에 모두 16개 노선을 깔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선전뿐만이 아니다. 상하이와 광저우(廣州)·우한(武漢)·항저우(杭州)·쿤밍(昆明) 등 중국의 주요 도시 33곳에서 지하철 공사가 한창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에 따르면 12차5개년계획 기간(2011~2015년) 중 모두 1조1600억 위안(약 190조원)이 지하철 건설에 투입된다. 앞으로 5년 뒤면 중국 33개 도시의 지하철 총연장이 3800㎞에 이르게 된다.

 홍콩의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중국에서 ‘서브웨이 이코노미(지하철 경제)’가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12차 5개년계획을 확정하면서 내수 확대를 위한 재정지출 노선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하철 건설은 앞으로 5년간 추진될 경기부양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것이다. 지난 2년 동안엔 2조 위안(약 400조원)이 투입된 철도 건설이 경기부양을 이끌었다. 로코모션(철도) 경제였다. 중국은 또 1998년 이후 6년간 해마다 1600억 위안을 도로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투입했다. 당시 외환위기로 아시아 경제가 크게 흔들릴 때 중국은 이같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기를 되살렸고 10%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 과학기술연구센터인 중국공정원(中國工程院)의 왕멍누(王夢怒) 연구원은 “중국의 상당수 중대형 도시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중국의 지하철 건설은 앞으로 10년간 황금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전=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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