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하늘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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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하늘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천문학자들은 세기말 하늘이 예년 같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년 주기인 태양풍의 지구 내습이 최고조에 이르는 등 평소 볼 수 없었던 천문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 인 예.

미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연구에서 2000년 6월께 태양풍의 ''공습'' 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기에는 태양 표면의 폭발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흑점의 수가 무려 1백50개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태양 흑점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평균 50개를 넘지 않았다. 태양계의 어머니격인 태양 표면의 폭발이 활발해지면 지구는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일부 보건학자들은 대륙간 여객기를 타는 승객들은 한꺼번에 엑스레이 10장을 넘게 찍는 정도의 방사능을 쏘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해외여행이 잦은 사람이나 승무원 등은 암 발생 확률이 증가 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또 지구촌 곳곳에서는 국제전화 불통이나 정전 등이 일어나며 가전제품의 고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태양풍이 지구로 몰려오면서 지구의 지자기를 교란하고 인공위성 등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영득박사는 "태양 표면에서 지구로 날아오는 입자들 중에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것들이 많다" 며 이로 인한 피해를 우려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 보도됐던 2000년 1월 1일 ''태양풍 대란(大亂)''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NASA의 데이비드 해더웨이박사는 "태양풍은 어느 날을 딱 꼬집어서 극대에 이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며 이번 태양풍은 2000~2001년에 걸쳐 극대기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00년 1월 1일 Y2K(컴퓨터의 2000년 인식불능)와 함께 태양풍이 지구에 극심한 혼란을 불러온다는 일부 주장을 반박했다. 천문학자들은 태양풍으로 인해 고위도 지방에서 오로라가 어느 때보다도 멋진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저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쓰레기도 이번 기회에 적잖이 청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태양풍으로 대기의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지구인력이 크게 작용 , 우주쓰레기들이 지구중력에 끌려 내려오다 타버리기 때문이다.

2000년 하늘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출현을 예상하지 못했던 진객(혜성)이 지구를 방문한다.

미국의 소행성탐사팀이 지난 달 말께 찾아낸 주기 2백년이 넘는 혜성(C/1999 S4)이 바로 그것. 주기가 길어 내년에 못보면 금세기 사람들은 살아서 다시 보기는 힘들 듯하다.

천문우주기획 이태영대표는 "이 혜성은 내년 7월24일께 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을 통과한다" 며 "긴 꼬리를 끌고 지나가는 모습을 잘하면 육안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6월20일께부터 7월15일 전후가 관측 최적기다. 이 혜성은 현재 지구에서 약 5억㎞쯤 떨어진 곳에 있다.

내년에는 부분일식이 평년보다 2배 정도 많은 4차례나 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모두 볼 수 없다. 2월 5일과 7월 2일은 남반구 일부에서, 7월31일과 12월26일은 북반구와 중앙아메리카에서 관측이 가능한 금세기 마지막 일식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그러나 두 차례에 있는 개기월식(1월 21일.7월16일)중 7월16일 월식은 부분월식으로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금세기 최대의 우주쇼'' 라며 관심을 모았다가 해프닝으로 끝난 사자자리 유성우에 대해서는 천문학자들간에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2000년 11월18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간당 1백개 정도의 별똥비가 쏟아지는데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5천개에 이르리라는 예상도 있다.

세기말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2000년 하늘은 다소 혼란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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