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박석진에 미련 연장전 자초

중앙일보

입력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 롯데는 승운이 따른다.

3차전은 롯데가 2 - 0으로 완승을 거둘 수 있는 경기였으나 선발 박석진에게 미련을 갖다가 연장전까지 가버렸다.

박은 커브로 카운트를 잡고 역시 커브로 한화 타자를 유인, 6회까지 2안타로 막으며 호투했다.투구수 96개 중 커브가 44개나 됐다.

투수는 커브를 많이 던지면 근육의 피로가 빨리 와서 경기 중반에 손의 악력이 떨어져 갑자기 구위와 제구력이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박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호투하다 강판당한 것도 7회였고 그때도 커브를 많이 던져 팔꿈치에 무리가 온 것이다.

또 6, 7회는 타순이 세번째로 돌아와 투수로서는 볼배합에서도 가장 어려운 시기다.

롯데는 박이 7회 데이비스에게 안타를 맞은 시점에서 포수가 아니라 투수를 바꿨어야 했다.

박은 이때까지 승부구로 쓰던 커브를 5, 6회에는 떨어지는 싱커로 대신했고 이것은 포수 최기문이 피처의 구위를 감안해 요구한 볼배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뀐 포수 강성우는 평상시와 같이 커브를 주문했고 7회 볼카운트 2 - 3에서 로마이어에게 커브를 요구하다 폭투를 초래했다.

롯데는 히트 앤드 런과 도루가 각각 두번 있었다.
자의로 시도한 호세의 도루를 제외하고는 볼카운트가 초구 아니면 0 - 1 상황이었다.

감독은 초조할 때 빠른 볼카운트에서 작전을 걸게 마련이다.
5회에 1점을 추가해 1사 1, 3루에서 타자 김응국에게 볼카운트 0 - 1에서 히트 앤드 런을 걸다가 피치아웃당해 주자가 아웃되는 바람에 쉽게 끌고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만들어버렸다.

한화의 투수교체는 적절했으나 구대성은 마무리로서 볼 하나의 중요성을 아직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한화는 2-2 동점인 7회말 보내기 번트로 확실한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게 아쉽다.

롯데가 구대성을 끌어내 연장전 끝에 이긴 것은 큰 수확이나 승부에서 항상 행운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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