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잡지 '오즈' 새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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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이요? 아니에요.잠시 재충전을 위해 휴식을 가졌는데'오즈가 문닫았냐'고 걱정하시는 분들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오즈'는 만화 관련 기사와 정보를 보강해 새롭게 태어난 것뿐입니다."지난해말 창간,신인 만화가들의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성을 잃지 않는 참신한 작품을 다량 소개,만화계에 작은 돌풍을 일으켰던 만화월간지'오즈'의 남선경(29)
기획실장은"만화 독자들의 의사소통의 장으로 역할을 다하겠다는 애초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10월호를 휴간하는 동안'오즈'가 준비한 변신은 크게 두 가지.우선 순전히 독자들을 위한 소식지인'로즈(Road to Oz:오즈로 가는 길)
'를 별책으로 발행한다.독자가 투고하는 비평을 중점적으로 소개한 것이 눈길을 끌며,만화계 이슈에 대한 의견·만화에 얽힌 개인적 추억담·미니 리뷰 등을 실은 조그마한 책자다.11월호에 여기 실린'청소년 추천만화 30선'은 그간 각종 만화동호회·시민단체 비평모임 등으로부터 빗발치는 문의와 요구에 부응하고자 기획한 것이다.

둘째로 독자들의 의견을 좀더 많이 수용하고자 홈페이지(http://www.dadam.co.kr)를 만들었다.남실장은 보통 익명성을 무기로 거칠어지게 마련인 PC통신 토론실과 달리 이 곳 토론방에 올라오는 글은"너무 진지하고 무거워서 탈"이라며 웃음짓는다.토론방에 제기된 의견은 간추려서'로즈'에 실었다.

반면 26∼30쪽 분량의 단편 2편만 실려 만화가 차지하는 분량이 줄어든 것이 아쉽다.역시 재정적 문제 탓이 크다.남실장은"메이저 잡지라고 해도 부수가 일반 도서에 비하면 한참 낮은 것이 만화시장의 현실"이라며"재정적으로는 아직 타산을 못 맞추지만'오즈'는 상업잡지 일색인 우리 만화잡지의 틈새를 공략하며 만화팬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왔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창간 1주년을 맞는 올 12월에는 무크지 발간도 계획하고 있다.유명 만화가들이 평소 지면 제한 등 여러 사정으로 펼쳐보이지 못했던'실험정신'을 마음껏 발휘하게 할 것이라고 한다.재정비한 11월호 표지는 특별히 '악동이'의 만화가 이희재씨가 그렸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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