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신세계 농구 돈 쓴 만큼 약발 안 받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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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남자농구 SK와 여자농구 신세계의 ‘동병상련’이 눈길을 끌고 있다.

 SK와 신세계는 이번 시즌 행보가 닮은꼴이다. 시즌 전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아직까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

 ‘농구계의 큰손’ SK는 지난 5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슈터 김효범을 영입했고, 검증된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를 뽑았다. 주희정·방성윤·김민수 등 올스타급 선수들과 함께 ‘황금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도 그에 못지않았다. 지난 시즌 득점 1위 김계령과 1m98㎝의 장신 센터 강지숙을 동시에 끌어들였다. 기존 멤버 김정은·김지윤·김나연 등과 더불어 국가대표급 라인업이 완성됐다. 시즌 전 신세계는 “4년 연속 통합 우승한 신한은행을 위협할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두 팀 모두 삐걱대고 있다. SK는 5할 승률을 넘나들며 중위권에서 힘겨운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는 상황이 더 안 좋다. 7승9패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4위로 처졌다. 이대로 가면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도 확신하기 어렵다. 두 팀 모두 중·하위팀에 자주 덜미를 잡힌다는 게 문제다. SK는 최근 오리온스·LG에 대패했고, 신세계는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db생명에 연패를 당했다.

 두 팀의 속사정은 비슷하다. 새 얼굴은 제 몫을 하는데 기존 멤버들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효범(SK)과 김계령(신세계)은 각각 득점 7위(18.04점), 득점 6위(15.2점)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SK는 방성윤과 김민수가 발목을 다쳐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신선우 SK 감독은 “방성윤과 김민수를 빼고 멤버를 싹 물갈이했는데 둘이 없다. 시즌 전 구상했던 것을 한 번도 펼쳐보지 못했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방성윤과 김민수 모두 발목 통증이 심해 재활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질 것”이라던 신 감독의 장담은 “겨우 버티고 있다”는 걱정으로 바뀐 지 오래다.

 신세계도 부상이 문제다. 국가대표 출신 가드 김지윤이 손목 부상에 신음하고 있고, 주포 김정은은 시즌 초반 두 달여 동안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전임 SK 감독이자 여자농구 사령탑을 두루 거친 이상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조직력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두 팀 다 정상 전력이 아닌데 SK는 선수를 너무 자주 교체해서 산만한 느낌이다. 신세계는 주전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어 조직력마저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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