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에게 딱 맞게 친환경 세제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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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의 고농축 겔 타입 세제인 리큐는 필요한 만큼만 짜서 쓸 수 있어 기존 액체세제 사용량의 절반만 사용해도 똑같은 세탁력을 발휘한다. [애경 제공]

올해 애경을 이끈 ‘효자상품’은 친환경 세제 ‘리큐’다. 지난 5월 선보인 리큐는 애경이 3년 동안 연구 개발한 뒤 내놓은 제3세대 세탁 세제다.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세탁력은 높일 수 있는 고농축 친환경 제품이다. 리큐는 출시한 지 7개월 만에 누적 매출 91억6000만원을 기록해 세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당초 올해 목표 매출이었던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리큐의 성공 비결은 소비자에게 있다. 출시 전 주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기존 세제용기의 불편함과 계량이 어려운 점 등을 개선해 업그레이드했다. 리큐의 차별점 중 가장 돋보이는 건 기존 가루세제와 액체세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겔 타입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가루세제의 경우 농축력이 떨어져 많은 양을 이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액체세제는 세탁력은 좋지만 잘 흘러넘치고 무거워 이용이 불편하다. 겔 타입의 리큐는 필요한 만큼 짜서 쓸 수 있어 이용이 편리하고 농축도가 높기 때문에 조금만 써도 된다. 애경은 세제를 눈대중으로 넣는 주부가 대다수라는 점에 착안, ‘세탁볼 겸용 계량 뚜껑’이라는 아이디어를 리큐에 접목했다. 위아래 두 개의 뚜껑을 가진 구조의 디자인으로, 위쪽 뚜껑은 세제량을 측정하는 계량컵 역할을 하는 동시에 세탁기 안에 빨래와 함께 넣어 돌리는 세탁볼로도 사용된다.

  고농축 세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애경은 ‘세탁세제 정량만 쓰세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 등 유통업체와 손잡고 빈 세제 용기를 리큐로 교환해주고 샘플링을 실시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리큐는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고 환경부·지식경제부가 후원하는 ‘2010 글로벌 녹색경영대상’에서 기후변화대응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환경운동단체로 구성된 NGO 한국녹색구매네트워크가 선장한 ‘2010 올해의 녹색상품’에 뽑히기도 했다. 애경 이석주 상무는 “세제를 많이 판매하면 매출은 올릴 수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애경은 환경 오염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실행하기 위해 앞으로도 세제 정량 사용 캠페인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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