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사업 부흥 이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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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운항 중인 ‘얼루어 오브 더 시즈’ 호. 지난 11월 28일 로열 캐리비언 측에 인도한 세계 최대 크루즈선이다. [STX 제공]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핀란드의 항구도시 트루크에 있는 STX유럽 조선소. 이날 STX유럽은 세계 최대 크루즈선 ‘얼루어 오브 더 시즈’ 인도식 행사를 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규모와 시설 면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얼루어호를 인도함에 따라 크루즈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STX유럽의 확고한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얼루어호는 세계적 크루즈 선사인 로열 캐리비언이 2007년 발주한 선박으로, 길이 361m, 폭 47m에 22만5000GT(총톤수)을 자랑한다. 축구장 세 개 반을 이어 붙인 길이, 일반 건물 16층 높이의 규모다. 가격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7~8척과 맞먹는 10억1300만 유로(약 1조8200억원)이다. 선실 2700개, 승객과 승무원을 합쳐 85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바다 위의 특급호텔’이다. 사상 최대 크기에 걸맞게 건조 과정에는 6000여 명의 인력, 900여 곳의 협력사가 참여했다.

 선박 내부에는 135m 길이의 ‘센트럴 파크’를 만들어 ‘바다 위 공원’을 실현했다. 센트럴 파크는 천장이 개방된 구조로 햇빛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다. 대형 공연장인 수영장 형태의 ‘아쿠아 시어터’를 비롯해 1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극장과 3차원(3D) 영화관, 3100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식당 등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얼루어호는 이번 달부터 미국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을 출항해 STX유럽이 지난해 인도한 오아시스호와 함께 카리브해를 운항한다.

 STX유럽은 크루즈선 산업의 부흥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크루즈·페리선 건조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크루즈선 유지·보수 프로젝트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과 중국·유럽을 잇는 STX그룹의 글로벌 생산체제를 강화해 전 세계 크루즈선 산업을 선도하는 1등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구축했다.

 실적도 호전됐다. STX유럽은 올 상반기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초대형 크루즈 2척과 크루즈페리 1척을 포함해 총 34척, 43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강덕수 회장은 “크루즈선은 척당 가격이 유조선 등 일반 상선 대비 5~10배 이상을 호가하는 고부가가치 비즈니스”라며 “STX유럽이 보유한 크루즈선 건조기술과 STX그룹 조선 부문의 생산 효율성을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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