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미 정보당국 전자메일 `감청'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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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테러나 범죄행위의 단서를 포착하기 위해 극히 비밀스런 스파이 네트워크를 운용, 네티즌들의 전자메일(E-메일)을`감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네티즌들이 격분, 스파이 시스템에 조작된 메시지를 다량 침투시켜 시스템을 교란.파괴시키려는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 조직들은 NSA의 불법 감청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수십개의 웹 사이트를이용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NSA에 파괴음이 나는 언어로 된 E-메일을 수백만건씩보내 융탄폭격을 가하라고 촉구했다.

NSA의 첨단 감청시스템인 `에셜란(편대)'' 교란의 날로 명명된 이 항의성 촉구는호주에서 운용되는 한 웹사이트에서 온 메시지로 밝혀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메시지의 내용은 분명했다. 즉 NSA의 고성능 컴퓨터을 파괴시키고 코드명`에셜란''으로 명명된 첨단 도청시스템을 교란시키기 위해 조작된 정보를 다량 침투시키라는 것.

유럽의회가 작성한 지난 97년 보고서는 NSA가 다른 국가 정보당국의 협조를 받아 전세계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스파이 네트워크가 유럽의 팩스와 E-메일, 전화 메시지의 감시가 정례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년에 발표된 보고서에서도 이런 관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의 밥 바르 의원은 스파이 네트워크의 감청 범위를 결정하고 감청 남용현상을 막기 위해 의회 청문회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스파이 네트워크는 워싱턴에서 400㎞ 떨어진 웨스트버지니아주 슈거 그로브등지의 감청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민을 상대로 한 감청 등은 불법이다.

NSA는 스파이 네트워크의 존재 여부와 네티즌의 항의성 교란 정보 제공에 따른피해 정도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주디스 에밀 NSA 대변인은 "정보 운영에 관한 내용을 거론할 수 없다는 우리의 입장"이라며 "따라서 스파이 네트워크 기술의 존재 여부에 대해 확인하거나 거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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