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치솟고 미 기업 채용공고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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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그 전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산업재인 구리 값 급등세다. 또 미국 기업들의 채용 공고가 늘고 있는 것도 ‘청신호’로 거론된다.

 24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t당 0.46% 상승한 9346달러를 기록했다. 연초에 비해 27% 오른 수준이다. 21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가(9392달러)에 다시 바짝 다가선 것이다. 급격한 오름세에 LME가 투기 혐의 조사에 나섰지만 한번 가속력이 붙은 구리 값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구리는 전력·자동차·정보기술(IT) 등 각종 산업에 두루 쓰이는 대표적 원자재다. 가격도 경기의 흐름과 전망을 따라간다. 금융위기 여파에 2008년 말 t당 3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구리 값은 이후 회복세를 지속해왔다. 특히 이달 들어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9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자산운용사 모건메이헌의 마이클 스메들리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에 “구리를 비롯한 기초금속 가격의 오름세는 세계 경제의 회복력을 반영하고 있고, 공급이 크게 늘기 어려워 오름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값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7일 온스당 1430달러를 넘어섰던 금값은 차익 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현재 138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또 다른 안전자산으로 떠오른 스위스프랑의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한편 세계 경제의 마지막 ‘윗목’ 격인 미국 고용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채용사이트인 인디드의 집계 결과 인터넷에 게시된 미국 기업의 채용공고는 이달 1일 기준으로 470만 건이었다. 이는 한 해 전인 지난해 12월 270만 건, 올 5월의 340만 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비록 정부가 집계하는 공식적인 통계는 아니지만 경기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간 현금만 쌓아놓고 있던 대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려는 조짐이 보인다는 게 WSJ의 해석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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