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열기 살아날까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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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일대 부동산 시장에 불이 붙을 것인가. 지난 2일 서울시가 뚝섬 서울숲 일대 상업용지 1만6500여평(3개 구역)을 재매각하겠다며 공고를 내자 일대 부동산 시장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당시 매각공고를 낸 서울시는 입찰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성수동 일대 땅값과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등 투기우려가 제기되자 상업용지 입찰을 돌연 연기했었다.

이 때문에 이번 공고에서는 주택비율을 낮추고 내정가를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워낙 노른자위 땅이어서 시장에 가하는 폭발력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 상업용지의 입찰 열기뿐 아니라 이에 따른 인근 아파트에도 수요가 다시 몰리기 시작하는 등 만만찮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주상복합 분양가 평당 4000만원까지?=업체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얼마에 분양할 수 있느냐이다.

분양가가 먼저 산정돼야 입찰가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건설업체들은 지난 2월 공고 당시 분양가를 평당 3000만원 이상으로 정해도 쉽게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입찰 가능금액을 계산해보니 3,4구역의 경우 평당 4000만원 이상을 써낸다는 게 대부분 업체들 전략이었다.

이번에는 ‘건축조건’에 변수가 생겼다. 많은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조건에 맞는 도면작업(가설계)을 하고 있다. A부동산 개발회사 사장은 “전반적으로 지난 번보다 조건이 굉장히 나빠졌다”면서도 “그래도 주상복합아파트 시장 환경이 좋기 때문에 분양가를 2월보다 조금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업체인 D사 임원은 “2월 공고 당시에는 뚝섬 중대형 주상복합 분양가를 평당 최고 3500만원까지 예상했으나 지금은 평당 4000만원에 내놔도 분양될 것”으로 예측했다.

많은 업체들이 뚝섬 주상복합 분양가를 이처럼 높게 예상하는 데는 ‘둘도 없는 주거여건’을 든다. 우선 거의 사방에 막힘이 없는 조망권이다. 인근에는 앞으로도 아파트나 빌딩 등이 개발될 여지가 없고 서울숲공원 속에 파묻힌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강남만 아니라는 것이지 실제 생활권은 강남권이나 다름없는 지역이다. 서울에서 이만한 입지가 절대로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군을 제외하면 나무랄 데 없는 입지이기 때문에 매매가가 평당 4500만원에 이르른 삼성동 아이파크 단지에 견줄만하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이 같은 분양가를 역산(逆算)하면 업체들이 써낼 입찰가는 3,4구역 기준으로 평당 4500만원은 웃돌 전망이다.

“개발 계획에 문제 있다”=이러면서도 업체들이 단점으로 꼽는 부분은 상업시설의 과다 책정이다. 이번에 바뀐 건축조건은 주거시설을 연면적의 50% 이하로 줄이고(당초 70% 이하) 상업시설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곳은 상업시설이 많이 들어서야할 만큼 상권이 큰 지역은 절대 아니다. 앞으로 들어설 전시장과 공연장 등을 찾는 손님과 아파트 주민들로만 이뤄진 독립상권일 수밖에 없는 데 서울시가 과열을 우려해 상업시설 면적을 늘린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4구역의 관광호텔을 건축 연면적의 30% 이상으로 책정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대지 5751평에 용적률 600%를 곱하면 연면적은 3만4500평이다. 이 가운데 30% 이상을 호텔시설로 만들어야 하니 호텔 연건평만 1만평이 넘는다. 지역이나 현재의 호텔업계 상황을 봐서 지나치다는 견해가 많다.

이런 이유로 당초 이 상업용지 입찰에 뛰어들려고 했던 몇몇 대형업체들은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먹을 게 없는 잔치 같다”며 “판교나 흥덕지구 택지입찰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수요 몰리나=서울숲공원을 바라볼 수 있는 강변건영 등 일부 아파트는 최근 1년 새 20% 이상 올랐다. 32평형이 5억원을 웃돌아 공원조망권이 없는 아파트보다 1억원 정도나 비싸게 시세가 형성됐다. 특히 지난 2월 뚝섬 상업용지 입찰공고가 났을 때 가격상승폭이 컸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최근 들어서는 아직 재입찰 영향이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중개업소별로 문의는 늘고 있다. 으뜸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늘지는 않았지만 시세 문의는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아파트 못지 않게 인기 있는 투자처는 성수동 1가와 2가 일대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사업. 재개발 구역이 지정된 곳의 구옥은 평당 1500만원 이상으로 올 초보다 평당 200만원 이상 뛰었고 구역지정을 추진 중인 곳은 평당 100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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