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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미국에선 어떤가]

중앙일보

입력

미국 TV에서 영화(16.3%) 다음으로 많이 방영되는 게 시트콤(14.7%) 이다. 하지만 프라임 타임(밤8시~10시) 에 방영되는 프로의 대부분은 영화가 아닌 시트콤이다. 드라마는 이미 순위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사실 시트콤은 미국 TV의 '정복자' 라고 할 수 있다. 4개 공중파 방송사를 통해 1주일에 50편 가까운 시트콤이 방영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시청률 20위권에 드는 프로 중 시트콤은 8개나 된다. 1위에 오르는 시트콤의 시청률은 25%선. 미국에서만 약 2천5백만명의 시청자가 보는 셈이다.

광고료는 30초당 약2만5천달러(약3억원) . 프로그램당 40만달러(약48억원) 가량의 광고수입을 올리고 있다.

미국에서 시트콤이 이처럼 각광받는 장르로 부상한 것은 낮은 제작비와 높은 시청률이란 경제적인 측면 때문만은 아니다.

탄탄한 내용을 갖출 수 있는 연기자와 작가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 게 근본적인 이유다.
수많은 코미디 클럽에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코미디언들이 시트콤의 연기자로 등장한다.
또 이들은 중심 작가의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클럽에서 실제 관객을 상대로 쌓은 '스탠딩 코미디' 의 경험과 풍부한 소재를 십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주 1회 방영(30분물 4편) 이라 작가진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도 좋다.
에피소드 당 작가료도 적게는 1만7천달러(약2천만원) 에서 많게는 1백만달러(약12억원) 까지 이른다.

미국 시트콤의 역사는 50년. 매회 다른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추에이션 코미디' 의 줄임말인 시트콤의 모태가 된 것은 라디오쇼다.

시트콤의 전신이라 불리는 RCA TV의 버라이어티 쇼(39년 첫 방영) 가 라디오쇼를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아이 러브 루시(I Love Lucy) ' (51년 방영) 가 처음으로 관객 앞에서 공개 녹화로 진행되며 지금과 같은 형식을 갖추게 됐다.

요즘은 만화 형식으로 제작한 '심슨네 가족(Simpsons) ' 을 비롯해 모든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피제이스(PJ' S) ' 등 다양한 형식이 시도되고 있다.

또 소재 면에선 전통적인 가족 이야기부터 외계인이 등장하는 시트콤까지 천차만별이다.

국내에선 '코스비 가족 만세' '못 말리는 부부(Mad about You) ' 등이 방영돼 인기를 끌었으며 케이블 채널인 '동아TV' (CH34) 에선 인기 시트콤 '프렌드' 의 4부 시리즈(월~목 오전11시10분.밤10시, 재방영 토~일 오후3시10분) 를 방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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