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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대한통운 팔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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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을 공개 매각한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16일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23.95%)을 시장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17일 채권단과 재무적 투자자(FI) 등을 상대로 대한통운 매각을 위한 비공개 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은 2008년 3월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계열사인 대우건설(23.95%), 아시아나항공(23.95%), 금호P&B화학(1.46%), 금호개발상사(0.12%) 등이 각각 대한통운 지분을 사들였다.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은 최근 금호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는데, 산은도 대우건설이 갖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 23.95%를 함께 매각하기로 했다. 금호그룹과 산은은 이달 말까지 매각 가격과 시기 등을 논의한 뒤 다음 달부터 공개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금호그룹이 대한통운을 팔기로 한 것은 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금호그룹은 2006년 6월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보장한 4조원대의 풋백옵션으로 지난해 주요 계열사들이 자금난을 겪었다. 이로 인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금호P&B화학과 금호개발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일부 대한통운 지분도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할지는 검토 중”이라며 “일단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통운 지분을 팔 경우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그룹은 올 2월 채권단 결정에 따라 대주주 일가를 둘로 나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 2남 고(故) 박정구 그룹 회장 가족과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가족이 금호석유화학을, 3남 박삼구 그룹 회장 가족이 금호타이어를 맡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는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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