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이슈 소통자 상 받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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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 한 해 한국 사회를 움직인 단문 블로그 서비스 트위터가 환경재단이 선정한 ‘2010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에 선정됐다. 환경재단은 1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상식을 열고 트위터와 고(故) 한주호 준위(유가족 참석),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등 38인에 대해 시상했다. 6회째를 맞는 이 상은 한 해 동안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밝혀줬던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된다. 이날 시상대에는 트위터를 상징하는 길이 60㎝의 파란색 새 모형이 올려졌다. 환경재단은 “140자 단문을 통해 새로운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트위터는 올 한 해 대한민국 사회의 중심에 섰다. 김영걸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장은 “올 한 해 트위터는 이슈를 선점, 확장하고 행동까지 변화시키는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했다”고 말했다.

 우선 트위터의 속보 전달 기능이 두드러졌다. 지난 9월 태풍 ‘곤파스’ 상륙 당시 트위터 이용자들은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리트윗(퍼나르기)’ 하며 시민들의 출근길을 도왔다. 부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상황도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실종 인물이나 유실물을 트위터로 찾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또 연평도·천안함 사건 땐 추모와 애도의 목소리가, 지하 갱에 갇혔던 칠레 광부들이 무사히 탈출했을 땐 축하의 목소리가 트위터에 쏟아졌다. 국민들이 감성을 공유하는 거대한 ‘판’이 된 것이다.

 최근 트위터는 단순한 속보 전달 기능을 넘어 사회 이슈를 생산하는 토론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하철 성추행범’ ‘지하철 폭행남’ 사건은 트위터에서 지속적으로 퍼날라지면서 사건을 이슈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하철 성추행범’으로 지목된 남성은 사건이 알려진 이튿날 경찰에 자수했다. 최근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을 둘러싼 논쟁도 트위터에서 활발히 전개됐다.

 그러나 트위터는 때로 오보를 널리 퍼뜨리는 역기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탤런트 박용하가 자살한 이튿날 “고인의 아버지도 뒤이어 사망했다”는 글이 급속히 퍼진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글을 올린 작성자가 ‘오보’임을 밝혔지만, 빠르게 퍼지는 글을 막지 못했다.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KBS 블랙리스트 발언’은 경찰 수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 트위터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오이터랩에 따르면 16일 현재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수는 200만 개를 넘어섰다.

  송지혜·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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