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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성금 쓰임새 낱낱이 밝혀 국민 신뢰 되찾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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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자리를 걸겠습니다. 모금회는 투명성과 청렴성이 생명인데…. 예전의 감사 결과를 검토해서 개선 방안을 찾겠습니다.”

 국민 성금을 유흥비 등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새 수장에 15일 선임된 이동건(72·사진) 전 국제로타리 회장의 일성이다. 그는 개선방안의 하나로 “국민이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인터넷으로 낱낱이 공개하겠다. 이게 세계적인 추세다. 돈을 낸 사람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업(부방그룹)을 경영하면서 40년간 로타리에서 봉사 활동을 해 왔다. 그는 로타리의 네 가지 행동표준을 회장직 수행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진실한가, 모두에 공평한가, 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모두에게 유익한가’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회장직을 수락했나.

 “가족들은 반대했다. 몇몇 선배가 ‘어려운 계층 위한 길이니 맡아서 해야 한다”고 용기를 북돋워줬다. 누군가 이 자리를 맡아서 새 판을 짜야 한다. 자리를 걸고 회장 역할을 하려 한다.”

 -모금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이 돈을 맡겨도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 국민 성금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도 고마워하도록 바꿔야 한다. ”

 - 16개 지회 조직에 문제가 많다.

 “지회와 중앙회의 소통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 지회장과 대화를 많이 해 채널을 만들겠다. 지방에서 잘하는 점도 많다.”

 -모금회 직원들의 성금 유용을 어떻게 보나.

 “국민 기부금으로 노래방에 간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말이 안 된다. 큰 돈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보면 굉장히 기분 나쁜 일이다. 식당에서 회식을 하는 것이야 문제가 되겠나.”

 -직원들에게 당부할 말은.

 “모금회는 국민 성금을 받아 어려운 사람을 돕는 전달자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치지 말라고 했는데, 모금회 직원 은 보통 사람보다 행동거지를 더 조심해야 한다.”

글=신성식 선임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이동건 회장=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71년 로타리클럽 회원이 됐다. 외교부 국제친선대사, 한국로타리클럽회장·총재를 지냈고 2006년 6월~2009년 6월 국제로타리 회장을 맡았다. 국제로타리 회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미국 시카고로 가족들과 이사를 가야 했다. 지금도 국제로타리재단 이사,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을 맡으면서 봉사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로타리 회장 시절에는 약 20억원을 모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모자보건병원을 지었고 개원을 앞두고 있다. 그는 로타리 활동을 하면서 세계 소아마비 박멸에 기여한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1985년 연간 35만 명이 소아마비에 걸렸으나 지금은 300명 선으로 줄었다. 인도·나이지리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 네 나라만 소아바미 발생국으로 남아 있다. 올해 3월 개도국 유아사망률을 줄인 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만해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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