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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BC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풍자·해학으로 25년째 장수

중앙일보

입력

할리우드가 자랑하는 코미디 스타인 마이크 마이어스.아담 샌들러.빌 머레이.댄 애크로이드…. 이들의 공통점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라는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가 됐다는 점이다.

미국 NBC의 생방송 코미디쇼인 이 프로가 지난 2일로 25번째 시즌을 맞았다.

제목의 앞 글자를 따서 SNL로 불리는 이 프로는 신랄한 풍자와 다양한 실험으로 큰 인기를 얻어왔다.

에미상을 14차례 수상한 SNL은 특히 80년대에는 정치인을 비꼬는 내용을 주로 담아 지식인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전쟁광 성향이 농후한 치매 노인' 으로 취급하는 등 이 프로그램은 브라운관을 통해 날카로운 비판 정신을 유지했다.

여기에는 냉소적인 뉴요커의 성향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방송한 4백67회 중 단 한번만 뉴욕 이외 지역에서 제작됐을 정도로 철저히 뉴욕 중심이다.

이와 함께 SNL이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로는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앞에 언급한 인물 외에 체비 체이스.에디 머피.빌리 크리스탈.벤 스틸러.크리스 록.제인 가로팔로 등도 SNL을 통해 지명도를 얻은 뒤 영화계에서 스타로 군림하는 인물들. 또 '블루스 브라더스' '웨인스 월드' '콘헤드 대소동' 등은 이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아예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SNL을 보는 또다른 재미는 매회 최고의 스타가 게스트로 출연, 코미디 연기를 펼치는 것이다.

이중에는 톰 행크스나 짐 캐리 같은 유명 배우 뿐 아니라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이나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도 포함돼 있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중간중간 펼쳐지는 음악 게스트의 공연도 볼거리. 가수들이 좀처럼 TV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 미국 상황을 고려할 때 데이비드 보위.벡.로린 힐 같은 음악성 뛰어난 뮤지션이 나온다는 것은 SNL이 '특별한 프로그램' 임을 보여준다.

90년대 들어 이 프로는 '정치적 비판보다는 연예인을 비꼬거나 별 의미 없는 말장난을 늘어놓기만 한다' 는 비판을 받고 있다.

때문에 예전만큼 젊은층의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성역없는 웃음' 이라는 이 프로그램의 장수비결만큼은 한국 방송이 유심히 봐야 할 점이다.

국내에서도 AFKN을 통해 일주일 전 미국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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