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e칼럼] 베이붐 세대의 고민과 노후준비 전략

중앙일보

입력

얼마전 서울대학교 베이비부머 패널 연구팀에서 한국캘럽과 함께 대한민국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준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대략은 예상했지만 역시 그 내용이 가히 충격으로 다가와서 분위기를 다지고자 간단히 소개하고 실제 노후준비에 대한 전략을 알아보도록 하자.

흔히들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면 1950년에 발발한 6.25전쟁의 전후에 태어난 사람을 뜻하며, 나라에 따라 연령대가 다르게 인식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55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약 900만명이 해당된다. 미국은 1946년부터 1964년까지 태어난 7200만명이, 일본은 1947년부터 1949년까지 출생한 806만명이 베이비 붐 세대에 속한다.

따라서 실제 베이비붐 세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은퇴를 실제 고민해야 하는 시기로 보면 딱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와 2010년에서 2011년의 연령이 55세가 넘어가는 시점이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55세 전후가 정년퇴직 나이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의 1년 평균 수입은 4,779만원이고 평균 재산은 부동산 재산 2억 7,500만원,금융재산 4,499만원,기타자산 1,041만원을 합한 3억 3,04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부채가 3,407만원이 있어서 부채를 차감한 순 자산은 2억 9,633만원으로 서울의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월평균 지출금액인 283만 6,000원인데 이 중에서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에 대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생각하는 은퇴 후의 생활비 충당방법 계획에서 가장 많은 답변은 역시 금융상품(32.7%)이었고 부동산자산을 활용하는 방법이 23.2%로 그 뒤를 따랐다.막연하게 국민연금이 은퇴후의 노후를 보장해 주겠다고 생각한 사람도 24.5%로 작지않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러한 은퇴준비를 위해서 저축이나 재테크를 통한 준비는 상당수가 미흡한 수준이거나 못하고 있다고 대답해서 그 심각성이 대두되었고 은퇴후의 가장 고민거리도 자녀결혼자금과 자녀들의 교육비 마련이라도 대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고 충분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치부하고 언제 그랬냐는듯 넘겨버릴수도 있겠지만 점점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노후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이참에 현재 개인적인 혹은 가정에서의 노후준비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반성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 가지 정도의 주머니를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동시에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자녀들이나 교육시키고 성장하면 그때가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는 식의 미루는 마인드로는 절대로 노후준비를 할 수 없다.
적어도 ‘노후대책’,’자녀교육비’,’자녀결혼자금’정도의 세 가지 주머니를 만들어서 단 얼마라도 지금부터 주머니를 채워나가야 한다.

점점 저금리시대가 도래되고 있고 투자 하나의 생활로 인식되는 시대가 되고 있지만 실제 한달한달의 생활고에 시달려서 제대로 된 투자나 재무계획을 세워서 실천하고 점검하는 가정이 거의 없는 시대이다.
발담그기 전법이 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전략인 것처럼 개인들도 은퇴준비를 할 때 이러한 발 담그기 전법을 실천해야 한다.
즉,일단 계좌라도 열어놓고 빈 주머니라도 만들어 놓자는 의미이다.

책을 많이 가지고 있는 다독가들을 만나보면 지금 서재에 꽂혀 있는 책을 모두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대부분의 책을 읽기는 하지만 일단 내용이 괜찮은 것 같으면 일단 사서 서재에 두면 언젠가는 읽는다는 것이다.

노후대비도 마찬가지이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여력이 되면 좀 안정화 되면 그때 시작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당장 읽지 않더라도 마음에 드는 책을 사놓듯이 당장 많은 금액으로 채울수는 없지만 위에서 언급한 세 개의 주머니를 만들어서 하나하나 시간을 두고 채우겠다는 진득한 마음이 필요하다.

세개의 주머니에 모두 채워야 하는 종자돈 마련에는 최근의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맞물린 펀드나 ELS등의 투자상품과 함께 은행보다 금리가 약간 높은 수준인 저축은행의 예금,비과세 혜택이 있는 새마을금고 등의 상품을 활용하면 되고 ‘노후대책’이라는 주머니에 해당되는 것으로 개인적인 연금 상품의 가입등이 있겠다.

구체적인 상품의 하나하나의 내용보다는 오늘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세 개의 주머니를 만들고 그 주머니를 늘 염두에 두고서 재테크나 투자계획을 세우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방법이야말로 나중에 존경받는 부모,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서기수 칼럼니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