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전형 정착시키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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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에는 자율고, 외고, 국제고 등 고교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실시되면서 학생들은 끝까지 내신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또 서류와 면접에 학교생활기록부와 교사추천서가 포함돼 직·간접적으로 학생의 잠재력 평가에 활용되면서 담임 선생님과 교과 선생님이 학생의 진학과 입시에 신경을 많이 쓰게됐다. 실제 올 고입에서 지원자가 제출한 학습계획서의 내용과 학교생활기록부, 교사 추천서의 내용이 서로 다를 경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올해 외고와 국제고, 전국모집단위 자율고를 포함한 전체 입시 경쟁률은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다. 내신만으로 1단계를 통과해야 하므로, 내신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이 아예 지원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경기권에 국제고 2개가 신설되고, 서울의 자율고가 13개에서 26개로 늘어나는 등 학교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사고에서 전국모집단위 자율고로 통합된 민사고(2.2:1)와 상산고(1.9:1), 서울권모집단위 하나고(3.53:1), 전국모집단위 자율고로 전환한 용인외고(4.07:1), 경기권모집단위 안산동산고(1.9:1)는 상위권 학생들의 높은 관심 속에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하락하거나 유지됐다. 이들 학교의 1단계 합격자 내신을 살펴보면 대부분 국·영·수·사·과 등 5개 교과목이 내신 3~5% 이내였다. 내신 5%이내에 들지 못한 합격자의 경우 학습계획서와 심층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내신의 열세를 극복했다. 경기권 8개 외고의 경쟁률은 평균 2.3:1, 서울권 6개 외고는 평균 1.4:1, 경기권 3개 국제고는 평균 2.1:1, 서울국제고는 2.5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시가 마무리된 경기권 외고와 국제고의 경우, 1단계에서 영어내신만 적용했기 때문에 학업우수성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는 데는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합격자 대부분이 2등급(11%) 이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선발됐다.

또 대부분 학생들은 무조건 좋은 학교니까 붙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 및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지원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치르는 학교 면접관 역시 자신의 장점을 열거한 학생보다는 학교에서 추구하는 인재상과 지원자의 진로목표·방향성이 맞는지에 중점을 두고 구체적인 사례가 담긴 학생 자신만의 스토리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새로운 전형이 실시된 첫 해라는 점과 학교 선생님들의 과도한 업무량으로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학생의 잠재력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는 평이 있다. 학생의 잠재력 평가를 위해선 중학교 1학년부터 입시를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중학교 3학년까지 학교생활기록부와 교사추천서에 학생의 개별적인 교과발달상황, 진로발달과정에 맞게 독서활동을 비롯한 각종 창의적체험활동이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www.choisun.co.kr, 1577-1507

< 김대희 DYB최선어학원 입시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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