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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생 16명 신종플루 집단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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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겨울철에 유행하는 신종 플루와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A초등학교에서 6일 발열증세로 학생 4명이 결석한 것을 시작으로 한 학급 14명 등 모두 16명이 신종 플루 A형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학교 측은 확진 판정이 난 뒤 감염자가 많은 학급에 대해 9일부터 휴반 조치에 들어갔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 10여 명이 학교에 못 나오는 정도가 돼 보건소와 시청에 연락해 역학조사를 했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포항시 북구보건소도 이날 “학정동 A초등학교에 다니는 B군이 9일 발열과 두통으로 인근 선린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결과 신종 플루(H1N1)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초교는 9일 B군과 같은 학년 학생 수십 명도 발열과 두통 등 신종 플루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자 긴급회의를 열어 10일 하루 휴학을 결정하고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학교 측은 문자메시지에서 신종 플루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학원 수강을 금지하고 자녀들의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신종 플루는 지난해와 달리 대유행 시기가 아니어서 계절 인플루엔자로 등급이 내려간 상태”라며 “하지만 월요일 학생들이 등교하면 다시 상태를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초교는 11일은 쉬는 토요일로 수업이 없어 사흘간 잇따라 쉬면 학생들의 증세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 플루는 지난해 국내의 경우 감염자가 70만여 명에 이르고 이 중 270여 명이 사망했으며 1200만여 명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 공중보건위기대응과 이동한 연구관은 “이제는 신종 플루가 어느 정도 면역이 생긴 것으로 보아 우리도 세계보건기구의 결정대로 신종 플루를 계절 인플루엔자, 즉 일반 독감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다만 12월이 독감 등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야생조류도 발견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0일 충남 서산시 부석면 창리 철새도래지인 천수만 주변 야산에서 폐사한 수리부엉이 2마리에서 고병원성 AI(H5N1)가 검출됐으나 아직 인근 농가의 가금류로 전파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 제324-2호인 수리부엉이는 텃새다.

 충남도 방역당국은 폐사한 수리부엉이가 발견된 장소 주변 반경 10㎞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하고 가금 사육농가 이동을 제한했다. 10㎞ 이내에서는 7농가가 닭 31만8000마리를 키우고 있다. 또 철새들이 가금류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그물망을 치고 소독작업에 나섰다. 천수만 철새도래지 관광객 출입도 통제했다. 천수만 간척지 일대는 해마다 70여 종 30여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든다.

 김홍빈 충남도 축산과장은 “야생조류에서 AI가 검출되더라도 우리나라의 AI 청정국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AI는 주로 조류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에 감염된 조류 배설물 1g에는 닭 100만 마리를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다. 이에 앞서 8일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 유역의 청둥오리 2마리의 혈액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바 있다. 두 곳은 직선거리로 98.5㎞ 떨어져 있 다.

포항=송의호 기자,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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