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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료 반값, 노트북 PC … “혜택 줘야 학생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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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신입생 전원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드립니다’.

 경북 경주의 위덕대가 학생 유치를 위해 내건 ‘선물’이다. 내년 3월 900여 명의 신입생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가격은 대당 130만원 정도다. 공개입찰로 삼성과 LG 제품 가운데 하나를 구입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80만원 선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입비만 7억원이 넘는다. 이 대학 김정열 입학처장은 “입학팀 직원들이 수차례 회의를 한 끝에 노트북을 골랐다”며 “지난해 시범적으로 지급한 결과 반응이 좋아 앞으로 계속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입시철을 맞아 지방대학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세워 신입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의 서울 지역 대학 선호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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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다양한 장학금이다. 경북 영주의 동양대는 교육·군·행정 등 공무원과 코레일 및 각 지방자치단체 지하철공사에 근무하는 사람의 자녀 전원에게 한 학기 수업료의 절반(약 150만원)을 면제해 준다. 이 대학이 공무원과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는 ‘공무원 사관학교’를 표방하고 있는 데다 단과대학으로 철도대학과 국방기술대학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 지역에서 고교를 졸업한 신입생에게도 같은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전 대덕대는 전공과 관련된 각종 전국대회 입상자들에게 특기장학금을, 이 대학과 자매결연한 고교 출신 학생들에겐 자매장학금을 준다. 고교 담임이나 지원 학과의 추천을 받으면 품행우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은 평균 50만원 정도. 성적우수 장학생을 합치면 신입생 1800여 명 전원이 장학생이다. 경북 구미의 경운대는 신설 학과인 항공운항학과(30명)를 육성하기 위해 신입생에게 4년간 등록금의 절반을 면제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경남 창원대는 언어·수리·외국어·탐구영역 성적이 평균 2등급 이내인 입학생 50명에게는 한 사람당 1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입시설명회도 진화하고 있다. 밋밋한 행사로는 학생들의 주목을 받기 어려워서다. 전남 나주의 동신대는 지난달 22일부터 고교 방문 특강을 하고 있다. 관련 학과 교수들이 ▶디지털카메라 고수 되기 ▶보석 이야기 ▶새내기를 위한 메이크업 따라하기 등의 강좌를 통해 학과를 소개하고 있다. 경남 진주의 경상대는 지난달 24일 지역 고교 3학년 진학담당 교사 50여 명을 초청해 ‘선상 입학설명회’를 열었다. 통영 앞바다에 정박 중인 1000t급 실습선 ‘새바다호’에 교사들을 태워 2시간가량 운항한 뒤 그물로 고기를 잡아 회를 대접했다. 또 교수와 학생이 색소폰·통기타를 연주하는 선상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경북 안동의 건동대는 올해 처음으로 서울의 한 홍보대행 업체에 학교설명회를 의뢰했다. 이 업체는 수도권의 20여 개 고교를 돌며 설명회를 열었다.

 기숙사 혜택 등을 내세우는 대학도 많다. 충북 제천의 세명대는 신입생 전원에게 기숙사를 제공한다. 타 지역 출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경남 거창군의 한국승강기대학은 신입생 중 희망자에게 기숙사를 배정하고 기숙사비 도 1년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창원=황선윤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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