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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야생조류서 AI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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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청둥오리가 발견됐다. 농가에서 기르는 가금류가 아니라 야생 조류이기는 하지만 구제역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AI까지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7일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에서 잡은 야생 청둥오리 가운데 한 마리에서 고병원성 AI(H5N1형)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것은 200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이 청둥오리가 잡힌 지점을 중심으로 10㎞ 이내 지역을 관리지역으로 설정하고, 가금류 사육농가에 차단방역을 실시토록 지시했다. 또 주요 도로에 소독시설과 야생조류 접근 차단을 위한 축사 그물망을 설치하고, 사육 중인 닭과 오리에 대한 예찰을 강화토록 했다. 다른 시·도에도 가금 농장에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긴급 소독을 실시토록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포획지점으로부터 500m 이내에는 닭이나 오리를 키우는 농가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3㎞ 이내에서는 닭과 오리 9만여 마리가, 10㎞ 이내에는 27만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그러나 가금류가 아닌 야생조류에서 발견된 만큼 관리지역 내에서 사육되는 가금류를 폐사(살처분)시키지는 않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우리나라를 거쳐가는 야생조류가 AI 전파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2008년부터 매년 1600마리씩 잡아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검사해 왔다. 이번에 AI가 검출된 청둥오리 역시 여름을 시베리아에서 나고 가을에 국내로 넘어와 겨울을 나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다.

 한편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더라도 AI 청정국 지위에는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닭고기나 오리고기 수출에는 지장이 없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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