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월 실업률 9.8%로 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연말을 앞두고 호전되던 미국 경제지표에 찬물을 끼얹는 통계가 나왔다. 11월 미국 실업률이 9.8%로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미 노동부가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달보다는 0.2%포인트 높아졌다. 새로 늘어날 일자리는 3만9000개에 그쳤다. 13만 개 정도 늘어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엔 훨씬 못 미쳤다.

 기대했던 민간 부문 일자리 증가가 5만 개에 그친 게 결정적이었다. 애초 시장은 민간 부문에서만 16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실업률은 19개월 연속 9%를 웃돌았다.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 지난달 늘어난 일자리도 상용직보다 임시직이 많았다. 경기 상황에 따라 고용 불안이 심화될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올봄까지 꾸준히 늘던 제조업과 건설업 일자리가 4개월 연속 줄어든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에서 1만3000개 일자리가 줄어 실업률 상승에 일조했다. 이와 달리 서비스업에선 일자리가 5만4000개 늘었다.

 현재 미국의 실업자는 1500만 명에 달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800만 명 조금 넘는다.

이 중 630만 명은 6개월 이상 장기 실업 상태다. 미국 상원이 실업자 지원금 시한 연장안을 부결시키는 바람에 이 중 상당수는 올해 안에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할 처지다. 연말을 앞두고 온기가 돌던 소비심리도 다시 얼어붙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국채 추가 매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은 4일 미국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인 ‘60분’에 출연해 Fed의 2차 양적 완화 조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CBS는 오는 5일 저녁 방송될 이 프로그램의 사전녹화에서 “버냉키 의장이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이번 조치를 왜 내놓게 됐는지를 설명하고 인플레를 유발할 것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해명했으며 추가 매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