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험생을 위한 멘토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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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자는 71만2227명이고, 그 중 졸업생은 15만4660명이다. 재수이상 재도전하는 비율이 20%가 넘는다. 이제는 재수가 꽤 흔한 일이 된 셈이다.

 재수에는 두 경우가 있다. 대학에 지원했지만 모두 불합격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경우와, 준비 부족 등의 이유로 아예 대학 지원 자체를 하지 않거나, 합격했지만 재수를 선택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후자를 ‘자발적 재수’라 부를 수 있다.

 학생들은 왜 자발적 재수를 선택하는가? 재수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서울대 경영대의 정시 모집 신입생 50명 중 26명(52%)이 재수생 출신이었다. 서울대 의예과의 경우 27명 중 11명(41%)이 재수생 출신이었다. 서울대 전체 신입생의 32%가 재수 또는 N수생이었다. 이 정도면 꽤 높은 성공률이 아닌가?

 이처럼 재수해 전년도 지원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에 가게 되는 ‘성공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또는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기도 쉽다. 따라서 재수는 경제적 뒷받침만 된다면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어렵지않은 선택이다.

 자발적 재수생들은 빠르면 수능 직후, 늦어도 성적 통지 후에는 재수를 결심한다. 그리고 이들의 정시지원 패턴은 다음 둘 중 한가지 형태를 보인다. 자신의 성적에 맞지 않지만 원래 희망해왔던 대학에 ‘초상향 지원’하거나, 자신의 성적에 맞춰 지원하되 ‘합격해도 가지 않거나’.

 둘 중 어떤 경우라도 재수는 불변의 사실이 된다. 그런데도 합격자 발표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가? 자발적 재수를 결심했다면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을 이유가 없다. 하루라도 빨리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결심을 굳히고 재수를 시작하면 최소한 두 가지의 이점이 있다.

 첫째, 추가 합격 막차까지 기다리는 학생들이 2월 말까지 시간을 허비하는 것과 비교하면, 2~3개월 먼저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재수해 성공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내신이나 학교 행사 부담 없이 오직 수능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차례 반복 학습을 할 수 있다. 2~3개월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하루 10시간만 잡아도 600~900시간을 더 공부할 수 있다.

 둘째, 제 아무리 재수를 선택지의 하나로 마음속에 두고 있더라도, 거듭해 불합격 통보를 접하다 보면 심리적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미 재수를 시작했다면 충격을 완화시키거나 충격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

 그뿐인가? 내년 입시에서 수리의 부담이 매우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특히 문과 재수생이라면 시험범위가 달라지므로 처음 공부하는 내용도 출제대상이 된다. 재수를 결심한 ‘자발적’ 수험생이라면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 하루라도 빨리 공부를 시작하라.

<김찬휘 티치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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