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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넘어] 1. 바르셀로나大 라본 프레차 교수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몬 프레차교수(바르셀로나대·사회학)

-스페인에선 반(反)
파시스트 전통은 찾기 힘들다.
"타협의 결과다.프랑코 사후 모든 정파들이 민주화를 위해 타협했다.공화주의 기치를 다시 내걸 경우 프랑코체제 지지세력들이 반발할 것이고,내전이 다시 재발할지도 모른다.그래서 과거사는 일단 덮어두고 우선 민주화를 추진하자는데 합의할 수 있었다.이 합의가 20여년 이상 지켜져 오늘날 공화주의의 자취를 찾기 어렵게 된 것이다."

-스페인 공화주의의 특징은.
"유럽과 다른 독특한 역사적 전통을 지니고 있다.카탈로니아 지방의 문화적인 영향을 받아 무정부주의적인 성격이 강하며 사회주의적인 요소도 띠고 있다.이런 이유로 유럽의 많은 무정부주의자·사회주의자·공산주의자들이 공화파와 함께 프랑코에 반대하여 싸웠다."

-'사자(死者)
의 계곡'은 마치 프랑코가 공화주의자들을 짓밟는 인상이다.
"스페인 국민의 절반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그러나 십자가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다.철거문제로 또다시 스페인내전과 같은 갈등이 발생해서는 안된다.십자가는 그 자체가 이미 스페인 역사의 한 부분이다.역사의 평가에 맡기는 편이 옳다."

-공화주의자들의 움직임은.
"스페인내전에 참전했던 국제의용군을 기념하는 모임이 내전 발발 60년만인 97년에 처음으로 개최됐다.그것은 공화파가 전멸한 상황에서도 민주화가 꾸준히 진척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그러나 아직도 공화주의의 전통을 본격적으로 되살리려면 20년 정도는 더 지나야 할 것이다.그렇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화주의의 재현이 아니라 타협이다."

-21세기 파시즘이 다시 부활할 우려는.
"과거와는 다른 종류의 파시즘이 생길지도 모른다.점증하는 세계화에 따라 부의 분배문제가 대두되고,국가·민족간 장벽은 더욱 높아지리라고 본다.인종문제로 새로운 파시즘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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