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순자산 9억원가량 되지만 국민연금 외 노후 대책이 별로 없어 걱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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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경기도 남양주에 살고 있는 정모(47)씨. 19년째 직장생활을 하면서 전업주부인 부인과 두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 부채를 뺀 순자산은 9억원가량으로 주로 상가 등 부동산으로 구성돼 있다. 한 달 월수입은 770만원. 이 중 상가 임대수입이 340만원으로 생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서다. 정씨는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얼마가 적당하며 어떻게 마련해야 좋은지 상담을 요청해 왔다.

A.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산층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건강검진이나 해외여행 경비 등을 포함해 월평균 380만원 정도다. 정씨네는 현재 매달 400만원 남짓을 지출하고 있고, 은퇴 후에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퇴 이후엔 교육비 등의 지출은 줄겠지만 취미와 건강 유지 관련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비 예산을 보수적으로 잡고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 정씨가 15년 후 은퇴한다는 가정 아래 연간 물가상승률을 4%로 칠 때 정씨의 노후생활비는 월 72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등 연금자산과 임대수입으로 얼추 충당될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자녀의 교육과 결혼이 은퇴 시기와 맞물릴 가능성이 있어 부동산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부동산 매각을 피한다 하더라도 은퇴 이후 임대소득에 크게 의존하는 자산구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부동산 시황에 따라 보유재산 가치의 변동이 생기고 공실 등의 위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변수와 관계없는 안정적인 수익원 발굴이 시급한 것이다.

◆변액연금을 들어라=정씨네는 개인연금에 70만원을 추가로 가입해 연금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한다. 추가 가입하는 상품으론 인플레 헤지가 가능한 변액연금을 추천한다. 원금이 보장될 뿐 아니라 일정 금액이 주식에 편입돼 운용되므로 수익률을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입 시 남편을 계약자로, 부인을 피보험자로 하도록 하자. 이 경우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 연금을 수령하다 사망 이후엔 부인이 승계하기 때문에 고령화 시대에 부부 모두를 위한 은퇴 준비라고 할 수 있다. 또 내년부터는 소득공제 금액이 400만원까지 상향 조정되므로 월가입금을 10만원 더 늘려 공제를 한도껏 받는 게 좋겠다.

◆부동산 명의 분산으로 절세를=임대소득이 나오는 9억원 상당의 상가 두 채를 부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건 잘했다. 근로소득자인 남편에게 임대소득이 집중될 경우 소득세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정씨네는 별도의 소득이 없는 부인에게 임대소득을 귀속시켜 소득세율구간을 낮춤으로써 절세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취득 시 한 사람의 명의로 하기보다는 분산시키는 게 증여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정씨네 상가는 연평균 6%의 임대수익률로 높은 편이다. 상업 중심지는 아니지만 배후에 대단위 아파트와 전철역이 있어 입지 경쟁력도 있다. 다만 앞으로 상가가 속해 있는 상권이 활성화할지 여부를 세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상권 활성화가 잘 안 되면 임대료가 하락할 것이고, 이에 따라 그 상가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약관대출부터 갚아야=정씨 가계는 지출하고도 매달 136만원의 잉여금이 발생한다. 이 돈으로 대출금부터 갚아 나가자. 금리를 상대적으로 비싸게 물고 있는 1300만원의 약관대출이 우선 상환 대상이다. 또 금융자산 대부분이 안정성 위주여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적립식 펀드 투자를 제안한다. 적립식 펀드는 국내 7, 해외 3의 비율로 투자하되 국내 펀드는 종합주가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펀드와 몇몇 소수 종목을 집중적으로 편입하는 압축펀드가 좋다. 국내 주식시장은 기업 경쟁력의 강화, 자산포트폴리오의 변화 등으로 상당 기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명수 기자

◆이번 주 자문단=성열기 삼성생명 강남FP센터팀장, 유용애 외환은행 목동트라팰리스지점 팀장, 김동일 삼성생명 FP센터 과장, 김양수 우리투자증권 방배PB센터 차장(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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