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중개업소⑩“길음뉴타운 내 손안에 있지요”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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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길음동 OK부동산 정운영 사장(42ㆍ02-942-3500)은 기업컨설팅 전문가였다.

대학에서 전산을 전공하고, 1980년대 컨설팅업계에 뛰어들어 영풍문고ㆍ서울대병원ㆍ경인양행ㆍ성음 등의 기업 자문에 참여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의 부동산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정 사장은“기업보다는 개인의 자산을 컨설팅해주는 것이 훨씬 즐겁고 보람있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임대사업 경험이 바탕


그는 처음에 기업컨설팅이 천직인가 했다.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부동산 임대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한 후 상황이 달라졌다.

임대사업은 가진 것 없는 샐러리맨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처럼 보였다.

정 사장은 97년초 살던 집을 팔아 8000여만원을 마련한 뒤 소형 아파트 5가구를 샀다. 밑천이 적어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노원구 상계동 등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높은 곳의 아파트를 전세끼고 매입하는 전략을 썼다. 월세 수입보다는 5년 후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자였다.


하지만 당시 임대사업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가 어려워 발로 뛰어다니며 정보를 수집해야만 했다.

“임대사업자를 위한 기본 자료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때여서 구청ㆍ세무서ㆍ부동산 정보회사 등 안 다녀 본 곳이 없었습니다. 수없이 발품을 팔고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죠”

그러나 이내 외환위기라는 시련이 닥쳤다. 매매와 전셋값은 곤두박질쳤고, 세입자들이 차액반환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

정 사장은 이에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이듬해 은행 대출을 받아 아파트 2가구를 더 샀다. 당시만해도 이자부담이 커 말리는 주변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정 사장의 ‘뚝심’은 5년 뒤 빛을 보기 시작했다. 월세는 못받았지만 양도세 등 세금을 빼고도 서너 배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임대사업을 하면서 부동산의 묘미를 알았던 것. 그 사이 그는 성북구 길음동에 중개업소를 차려 사장으로 변신했다.

“2001년 서울시 재개발기본계획을 살펴보니 길음동이 집중적으로 개발이 이뤄지겠더군요. 특히 길음역세권 중심에 있으면 모든 물건이 이리로 모일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고객 자산 불리기가 가장 큰 보람


정 사장은 요즘 전공(전산)을 살려 길음동의 매물을 매일 관리하고 있다.

“매물 흐름을 조사하다 보면 금액이 떨어질지, 오를지 파악하게 됩니다. 이를 토대로 사고 팔 시기를 미리 예측해 고객의 투자수익을 최대한 높여주는 것이죠”

자료 관리도 철저히 한다. 그의 사무실에는 중앙행정기관의 공고ㆍ공람ㆍ보도자료와 각종 연구기관의 보고서 등을 분석해 놓은 설명 자료가 한가득이다.

정 사장은“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빨리 제공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해 전 대기업에 다디던 한 젊은 직장인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돈 한푼 없이 찾아와 ‘돈 좀 벌게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 처음에 당황했던 정 사장은 그 길로 젊은이에게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도록 했다. 연 10% 금리로 3000만원 대출을 받아 분양권을 사줬다. 1년에 360만원씩 갚아나가는 동안 같은 기간 시세차익은 2000만원이 생겼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투자였다.

이런 식의 적극적인 컨설팅으로 그는 현재 1600여명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2007년까지 3000여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길음동 토박이로 남겠다”


길음동은 최근 뉴타운 개발로 신규 중개업소가 많이 생겼다. 어느덧 정사장은 길음동 토박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의 길음동에 대한 애착은 남달라 지역 일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발벗고 나선다.

정 사장은“앞으로 길음 뉴타운은 보행중심의 녹색타운과 학교와 학원이 밀집된 교육특구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이 지역 발전성을 높게 평가했다. 정 사장의 포부는 국제화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중개업이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앞으로 중개업 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 전문 서적을 보고 연구해 꾸준히 준비를 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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