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하이브리드카 혼다 인사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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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혼다 인사이트는 실제 주행연비가 18km/L 정도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700만원이나 저렴해 가격 대비 가치도 뛰어나다. 중저속 가속력과 핸들링도 뛰어나 하이브리드카 입문용으로는 최적의 선택이다.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인사이트가 가솔린 하이브리드카 한국 시장을 선점한 도요타 프리우스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같은 하이브리드카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사뭇 다르다. 장단점도 뚜렷이 나뉜다. 프리우스는 상대적으로 연비와 가속 성능이 빼어나다. 반면 인사이트는 가격 경쟁력과 핸들링이 뛰어나다.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인사이트를 타 봤다. 우선 이 차는 프리우스만큼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다. 기계장치나 계기판 모두 간단하다. 하이브리드 기술을 잘 몰라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5도어 해치백인 인사이트의 첫인상은 납작하다. 세단에 비해 차체 높이가 낮은 데다 공기 저항을 고려해 전면 유리창 연결 기둥(A필러)을 납작하게 기울였다. 앞좌석은 낮아 타고 내리는 데 지장은 없지만 뒷좌석은 고개를 기울여 타야 한다. 앉고 나면 머리 공간이 부족하진 않지만 뒷좌석 다리 공간은 협소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간결미가 돋보인다. 스위치는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동력장치는 시빅 하이브리드와 판박이다. 직렬 4기통 1.3L 엔진과 전기모터를 짝지었다. 모터는 엔진을 도울 뿐 직접 바퀴를 굴리진 않는다. 엔진은 89마력을 내지만 모터는 12마력에 불과하다.

이 차의 공인 연비는 23㎞/L다. 실제 시내 주행을 해보니 연비가 18㎞/L 이상 나온다. 실연비가 좋은 편이다. 정지하면 엔진이 꺼지고 다시 액셀로 발을 옮기면 시동이 걸려 필요 없는 공회전을 막아 연비를 좋게 하는 오토 스톱 기능 덕분이다.

 단점은 원가 절감에 치중해 배터리 용량이 적어 모터로만 달릴 수 없다는 것이다.

 키를 꽂고 돌리면 ‘부릉’ 하고 시동이 걸린다. 변속기를 D로 옮기고 주행에 나섰다. 초기 가속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경쾌했다. 배기량이 1.3L이지만 모터 동력이 가세해 가속력이 예상보다 좋다. 시속 100㎞를 지나면 가속은 서서히 무뎌진다. 페달을 밟고 있으면 더디게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답답하다. 시속 140㎞ 정도가 한계치다. 그러나 운전감각은 혼다의 맛이 살아 있다. ‘전륜구동의 교과서’로 불리는 혼다의 핸들링이 녹아 있다고 할까. 커브길을 헤집을 때는 하이브리드카마저 잊게 된다. 브레이크 역시 충실하다.

 아쉬운 점은 꼭 있어야 할 편의장치가 빠져 있다는 것. 오토라이트컨트롤이나 키만 지닌 채 접근하면 문이 여닫히는 키리스 시스템과, 경차에도 달린 라이트자동꺼짐 기능이 빠졌다. 라이트를 켜 놓은 채 하차하면 곧 보험회사에 연락해야 한다. 배터리가 방전돼서다. 시승 기간 동안 이런 실수(?)를 피할 수 없었다.

 결론으로 인사이트는 연비만 놓고 보면 프리우스에 뒤지지만 700만원이나 저렴해 가격 대비 가치가 뛰어나다. 운전도 자연스럽고 즐겁다. 하이브리드카 입문용으로는 최적의 선택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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