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중개업소③과학적인 고객관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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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스카이공인의 한지완(40) 사장. 스카이공인은 1만5000여가구(실)의 주상복합 밀집촌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한 사장은 주상복합 밀집촌 시장을 노리고 몰려 있는 수많은 중개업소 가운데 ‘과학적인 물권 분석’과 ‘꼼꼼한 고객 관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중개업소에도 부침이 심하지만 자신만의 자리를 확보한 비결이기도 하다.

주택가치 평가 방식 개발


한 사장이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2년 전. 이 일대에 주상복합촌이 형성될 무렵이다. 이전에 인근 상록마을에서 중개업소를 하다 새로 생겨나는 ‘대어’를 겨냥해 이곳으로 옮겨왔다.

중개업소 경력은 3년 반 정도다. 이전에 직장생활을 하다 이미 중개업 일을 하던 부인 조혜정(38)씨와 손을 잡고 부부창업을 했다. “자영업으로 독립할 때가 된 것 같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 사장 역시 직장생활 때 회사 부동산 관리 업무를 한 인연으로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고 올해 중개업계에서 일한지 5년 되는 부인은 이미 중개업에 눈을 뜬 상태였다.

부인은 여성으로서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살려 전ㆍ월세 매물 관리, 손님 관리 등을 맡는다. 한 사장 업무는 단골고객 관리와 사무실 운영 등이다.

스카이 공인이 주로 다루는 물권은 아파트 등 주택 분양권이다. 아직 입주하지 않은 단지가 많아 물량이 많은 데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세금 등 부담이 적어 많이 선호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특히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졌지만 한 사장은 주택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믿고 있다.


“현 정부가 인위적으로 눌러 일부 가격 조정이 이뤄졌지만 눌린 곳은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머지 않아 상승세가 올 것입니다.”

한 사장은 주택 규제로 토지시장이 관심을 끌지만 오히려 주택이 토지보다 더 단기간에 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 사장은 직접 개발한 평가방식을 통해 물권을 평가한다. 지역여건과 개별여건으로 크게 나누고 세부적으로 단지크기 등 모두 20가지 항목으로 나눈다.

인근에서 가장 선도하는 아파트인 파크뷰의 시세를 200점 기준으로 잡고 나머지 아파트들을 매겨놓고 있다. 물권의 가격이 점수의 80% 이하일 때 매입을 권한다. 그 이상은 시세 상승력이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학적인 분석 덕에 얼어붙은 시장 상황에서도 지난해 10월 한 고객에게 추천한 32평형 분양권이 2개월새 5000만원 가량 오르기도 했다고 한 사장은 전했다.

한 사장은 주택에서 현재 조망권 등 전망이 각광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시 방향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망은 일시적 유행이고 일조권 등 방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것.

앞으로 집값의 가치는 5년 뒤를 내다봐야한다고 말한다. 브랜드보다 교육여건과 주민소득수준이 아파트 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개업소도 고객 관리 시대


한 사장은 손님을 기다리기만 하지 않는다. 별도로 관리하는 고객이 있다. 인원이 30여명이라고 귀띔했다.

한 사장은 고객들의 취향에 맞춰 적당한 물권이 있으면 정보를 제공한다. 3∼5개 가량을 정해 특성, 예상 수익성 등을 꼼꼼히 정리해 메일 등으로 보낸다. 자료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문서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한 사장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선택은 고객이 하게 한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은 아파트에서 상가, 토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고객들마다 전문 분야가 있다고 한다.

아파트를 고집하는 고객은 아파트만 찾고, 상가 투자자는 상가만 한다. 새로운 종목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투자상품을 바꾸지 않는다.

같은 분야 투자자라도 개인 취향에 따라 천양지차다. 상가 투자자들의 경우 1층만 찾는 투자자가 있고, 계단이 있는 상가를 싫어하거나 반대로 좋아하기도 한다. 자신이 사는 주거지에서 10분 이내 거리의 상가만 고집하기도 한다.

“아파트 등 주택에만 투자하는 경우 요즘 주택경기가 얼어붙었어도 떠나지 않아요.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기존 분야를 유지합니다. 너무 안 좋다 싶으면 몇개월간 투자를 동결하고 시기를 기다립니다.”

한 사장은 판교 분양이 다가오면서 판교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상가 등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주택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토지쪽으로도 좀더 진출할 계획이다. 토지 전문가도 채용할 계획이다.

한 사장은 “중개업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격증을 따고 무작정 문을 여는 경우가 많은데 십중팔구 실패하기 쉽다는 것. 적어도 6개월 이상 실무경력을 쌓아야한다고 했다.

특히 요즘 돈이 된다 싶어 토지분야에 손을 대는 초보 중개업자가 많은데 아파트ㆍ상가 등을 5년 이상 해 경험을 충분히 쌓은 뒤 토지를 다뤄야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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