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능력지식포털' 두달 만에 3만여 명 가입했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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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이번 수능은 여러 가지로 탈이 많았다. 돌아보면 말이 안나온 수능이 없었던 것 같다. 수험생의 향후 진로가 걸렸기 때문이다. 좋은 점수를 얻으면 소위 ‘좋은 대학’에 간다. 점수가 불만족 스러우면 눈높이를 낮출지 재수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재수가 3수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4수 이상은 찾기 힘들다. 결과가 탐탁하지 않아도 타협점을 찾게 된다.

만약 대부분 수험생이 반드시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3수, 4수, 5수를 한다면 어떨까? 소수만 대학에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고 대다수는 입시학원에 매달리는 비효율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수능을 취업으로 바꿔본다면 우리사회 청년실업은 이 같은 ‘장수생 시대’에 들어섰다.

2000년대 중반부터 고졸자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해 대졸 고학력자가 늘었다. 반면 2009년 대기업 정규직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의 10.3%로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 대졸 구직자와 고용시장 현실 차이로 인해 청년실업 문제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대다수 중소기업은 인재난에 허덕이지만 구직자는 높은 스펙 쌓기에만 매달리는 형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5세 청년이 1년간 실업자로 지내면 평균적으로 2380만원, 장기적으로 1억2200만원이 손해다. 스펙을 쌓아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이 이미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는 대기업에 버금가는 대우와 발전기회를 줄 수 있는 중소기업이 많다. 그러나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관심이 적고 관련 정보를 접하기도 어렵다. 기업도 청년들에게 기업의 인재상을 전하고 설득할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 9월 개설한 ‘직업능력지식포털(hrd.go.kr)’이 가입회원 3만 명을 넘어서며 호응을 얻고 있다.

직업능력지식포털은 ‘원스톱 직업 교육훈련 포털 사이트’다. 여러 정부기관 사이트에 흩어져 있는 구인구직정보, 자격증정보, 정부 지원 직업 교육훈련 정보를 모았다. 이외에도 네이버·다음·네이트·구글 등 인터넷 포털에 있는 직업 관련 멀티 미디어 콘텐트등 직업에 관한 모든 정보를 링크해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도 필요한 직무능력 개발, 직업훈련, 자격증 정보를 검색해 활용할 수 있다. 이직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교육훈련을 하는 ‘중소기업학습지원시스템’도 무료로 제공한다. 따라서 중소기업 근로자도 자신에 맞는 학습계획을 세우고 관리할 수 있다.

이처럼 직업능력지식포털은 구직자와 재직자에게 직업 교육훈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해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고용시장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직업능력지식포털이 앞으로 개인과 기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 보다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업능력기획국 이종태 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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