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피폭 현장을 안보교육장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소방대원들이 29일 연평도에서 북한의 포격에 의한 마을 피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평도=김태성 기자]


북한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연평도 마을이 생생한 안보교육·관광지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또 파괴된 주거 지역을 복구하는 대신 섬 내 다른 곳에 전원형 공동주택을 지어 주민들을 정착시키는 계획이 추진된다.

 29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옹진군의 ‘연평면 시설물 파손현황 및 복구계획(안)’에 따르면 군은 전파 33개, 반파 9개 등 모두 42개 피폭 건축물을 현재 그대로 보존키로 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주거지는 기존 마을 바깥의 토지를 확보해 전원형 공동주택을 건립해 마련할 방침이다. 군의 이 같은 계획은 정부 및 인천시와 협의를 거쳐 확정되는데 연평도 주민 상당수가 긍정적 반응을 보여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일부만 파손된 건축물(91개)에 대해서는 보수·보강해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전파·반파 건축물 소유 주민들에게는 전원형 공동주택을 지어 줄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피해 지역 전체를 안보관광지로 지정하고 주민 전체를 전원형 공동주택에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에서는 모두 811개의 건축물 중 모두 119개 건축물이 전파·반파·일부 파손 등의 피해를 봤다. 이와 관련, 최현모 옹진군 부군수는 최근 군청을 방문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피폭 지역의 안보교육장 활용’ 방안을 건의했다.

 한편 인천 옹진군은 29일 낮 12시를 기해 연평면 전역을 통합방위법상의 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통합방위법 제16조에 따라 연평도의 관할 군부대장인 해병대 연평부대장의 요청에 따라 옹진군통합방위협의회가 승인해 결정됐다. 통제 범위는 대연평도·소연평도 전역(7.29㎢)이며 기간은 현재 선포돼 있는 통합방위 ‘을종사태’가 해제될 때까지다.

 관할 군부대장은 통제구역 내에서 위험이 예상되는 지역에의 통행 제한이나 퇴거·시설이용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연평도의 경우 여객선 등을 통한 입도가 제한되거나 기존 체류자들에 대한 퇴거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북한 개머리 해안이 보이는 조기박물관 전망대와 한전 연평도발전소·새마을리·연평부대 인근 도로의 통행을 전면 금지하는 등 섬 내 통행금지 구역을 확대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29일 북한의 공격 이후 인천의 찜질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과 관련, "조만간 그분들을 인천 송도 쪽의 원룸과 다가구 주택 등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연평도=신진호 기자, 인천=정기환·최모란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