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추종자에서 시장 선도자로 … 결론은 ‘연구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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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흐름을 따라잡는 추종자(Fast Follower)에서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 변화해 2020년 개인소득 4만 달러, 세계 5대 기술강국으로 도약하자’.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Ideas Changing the World)’라는 슬로건으로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이달 초 열린 지식포럼 ‘테크플러스 2010’에서 황창규 지식경제 R&D(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은 “5대 기술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전기자동차·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천연의약품과 같은 신기술을 더욱 규모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선도자가 돼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고 5대 기술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는 연구개발(R&D)이 있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도 R&D는 필수적이다. 미 투자전문매체 ‘24/7 월스트리트’는 최근 ‘미국의 10대 혁신기업(America’s Ten Most Innovative Companies)’ 기사에서 R&D와 투자·성장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고 “산업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의 비밀은 R&D 투자에 있다”고 전했다.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온 정보기술(IT)업계의 거장 마이크로소트프(MS)와 애플, 이동통신기술업체 퀄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정부는 최근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와 차세대 신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5개 분야의 ‘미래산업 선도기술 개발사업’을 발표했다. ▶차세대 전기차 기반 그린수송 시스템 ▶IT 융·복합기기용 핵심 시스템반도체▶스마트 그리드▶고효율 대면적 박막태양전지▶천연물 소재 신약 등이다. 연구개발의 민간주도가 강조되는 가운데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주요 민간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 대표들은 R&D 분야에서 정부와 민간의 협력 강화를 위해 공동 포럼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대표 기업들도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R&D 투자는 주력 업종의 기술 고도화와 함께 그린에너지·헬스케어·전기차·태양전지와 같은 신성장 동력에 집중된다. 이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삼성은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新樹種)사업에 2020년까지 총 23조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이를 위한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테크윈이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진단시약 및 장비를 다루는 R&D센터를 지은 데 이어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R&D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하이브리드차·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R&D에만 4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3조원을 투자했던 지난해보다 53% 늘렸다. 현대차그룹은 고연비·친환경차 개발과 이산화탄소 감축에만 2013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SK그룹은 기술 기반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연구개발 전략을 세우기 위해 그룹 기술연구원과 별도로 올해 ‘기술혁신센터(TIC)’를 새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SK그룹은 2012년까지 R&D 분야에 5조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태양전지·차세대조명·종합공조·2차전지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LG그룹은 ‘R&D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LG는 올해 R&D에 모두 3조7000원을 투자한다. 지난해(3조원)보다 23% 늘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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