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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탄약은 노후화됐지만 훈련 잘된 듯 타격 정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94호 06면

북한의 포탄이 열압력탄일 가능성을 국내 처음으로 지적했던 본지 필진 김병기 디펜스 타임스 편집위원이 연평도 포격에서 드러난 북한군 포병의 능력과 한계를 짚어 봤다(김 위원은 포격 동화상이 처음 공개됐을 때 ‘열압력탄일 가능성’을 본지에 가장 먼저 알렸으며, 이후 이를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에게 전달했다. 송 의원은 이를 국방위원회에서 공식 제기, “가능성이 있다”는 국방부의 답을 받아 냈다).

‘열압력탄’ 첫 제기한 본지 필진 김병기씨

최대 문제점은 탄약 노후화다.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 180발 중 90여 발이 바다로 떨어졌다고 합참은 밝혔다. 장약이나 추진체가 오래되면서 변질돼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 비율만으로 보면 북한군 장약과 추진체의 50% 정도가 노후화하고 변질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해안포의 정밀 사격도는 높았다. 군부대 및 관공서 등 정조준한 표적은 대부분 정확히 명중했다. 가장 근접한 포탄은 2m 거리로 우리 K-9 자주포에 떨어졌다. 오차 범위가 보통 10m 이상인 야포가 이렇게 정확한 것은 훈련이 잘됐다는 의미다.

특히 ‘열압력탄’으로 보이는 포탄은 큰 걱정거리다. 122㎜ 방사포에 사용된 포탄이 열압력탄인지 여부가 현재 최종 확인되진 않았으나 동영상에 나타난 양상으로 보면 포탄은 목표물을 관통한 뒤 화재를 일으켜 피해를 극대화했다. 이는 열압력탄 방식이다. 열압력탄은 일반 포탄과 달리 화재로 피해를 3~4배 확대시킨다. 북한은 1985년 열압력탄을 개발해 122, 240㎜ 다연장로켓에 사용하고 있다. 93년 남북회담 시 박영수 북측 대표가 ‘서울 불바다’를 언급하며 위협했던 무기가 열압력탄이다. 대량살상무기(WMD)로 취급되며 민간인에겐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번에 민가에 떨어졌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시사점은 심각하다. 장약 노후화로 발사량에 비해 파괴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야포 수가 많고 병사들이 잘 훈련돼 있다는 점에서 이를 상쇄할 수 있다. 휴전선 부근에 집중 배치된 북한군 방사포나 장사정포가 유사시 수도권을 정밀 포격하면 엄청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북한 포대가 갱도 진지나 엄폐호에 숨어 있어 공격도 어렵고, 그래서 북한이 대응 사격에 대한 부담을 덜 받고 지속 사격할 수 있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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