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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가 … 손연재에게 꽂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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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손연재가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시니어 데뷔 첫해부터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메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은 26일 리본 연기를 마친 후 호소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손연재. [광저우=연합뉴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6·세종고) 시대가 활짝 열렸다. 손연재는 26일 광저우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에서 108.450점을 받아 안나 알랴브예바(카자흐스탄), 율리아나 트로피모바(우즈베키스탄)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2위 트로피모바와 점수 차는 단 1점. 또 순수 아시아 인종으로서는 1위를 한 셈이다. 전날 단체전 동메달을 놓친 뒤 펑펑 울었던 손연재는 이날 한층 성숙한 기량을 펼치며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역대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전에서 메달을 딴 건 손연재가 처음이다.

 ◆“런던 올림픽 향해 달린다”=리듬체조는 한 차례 좋은 연기를 펼친다고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심사위원들은 점수를 매길 때 그간 출전했던 대회 성적도 당연히 참고한다. 올해 시니어에 갓 데뷔한 손연재는 국제무대 경험이 많지 않고 얼굴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3월 처음 참가한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2010 그리스 칼라마타’ 대회 개인종합에서 27명 중 12위에 올랐고, 5월에는 한 단계 높은 대회인 FIG 코르베유에손 월드컵시리즈에서 54명 중 11위를 기록했다. 참고할 만한 기록이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날 손연재는 줄 연기에서 26.9점을 받았을 뿐 나머지 3 종목(볼·리본·후프)에서 모두 27점대를 기록했다. 세계 정상권 선수들의 평균 점수가 27~28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고득점이다. 현재 손연재의 세계 랭킹은 4종목 모두 23위. 하지만 훈련 성과에 따라 톱10 진입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얻었다.

손연재는 “내가 대회에 출전한 비디오를 다시 보니 3월 다르고 5월, 7월 연기가 다 달랐다. 발전했음을 느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으니 2012년 런던 올림픽도 노려보고 싶다”면서 “올림픽까지는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는 게 1차 목표, 올림픽 메달이 2차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일본을 녹인 미소녀=작은 얼굴,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날씬한 몸매의 손연재에게 중국·일본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의 주인공은 금·은메달리스트가 아니라 손연재였다. 중국 ‘차이나 스포츠’ 기자는 “중국에서 영 뷰티(Young Beauty)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많다. 어떤 기분이 드는가”라고 질문했고, 또 다른 방송 기자는 “피겨 선수 김연아와 많이 비교된다. 제2의 김연아가 좋은가, 손연재 자신으로 빛이 나고 싶은가”라고 물었다. 손연재는 “예쁘다고 해주시니 기분이 좋다”면서도 “연아 언니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냥 손연재였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자기 컬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중국 신화닷컴 아시안게임 페이지의 주인공도 손연재였다. 신화닷컴은 ‘리듬체조 개막, 한국 미소녀 손연재 등장’이라는 제목 아래 손연재의 도전기를 소개했다.

광저우=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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