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폭격맞을 짓 했다는거냐 … 인천시장이냐 평양시장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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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당한 사람에게 ‘왜 강도범의 심기를 건드리느냐’는 것과 뭐가 다른지.” “그럼 우리 군은 포격을 당해도 괜찮다는 말인지.”

 25일 인천시청 홈페이와 트위터 등에서는 송영길(사진) 인천시장의 연평도 사태 발언에 대한 네티즌의 항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인천시청 홈페이지에는 24일부터 송 시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이 40여 건 올라왔으며 이들 글에 대한 조회도 25일 오후 5000여 건을 넘어섰다.

 송 시장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있었던 2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린 데 이어 24일에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연평도 방문 소감을 밝혔다. 트위터에는 “호국훈련을 군이 연평도 일원에서 수행하는 도중 북측의 훈련 중지 경고통지 등이 있었으나 우리 군에서 북측이 아닌 방향으로 포사격 훈련을 하자 이에 자극 받은 북이 우리 군 포진지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적었다. 24일 기자회견에서는 “연평도에 가보니까 상당히 정밀조준사격을 한 느낌을 받았다. 주민들 얘기를 들어보니 해경초소·탄약고·유류저장고·우체국·농협·연평수퍼 등이 피해를 봤는데 우체국은 옛 헌병대, 수퍼는 옛 보안대 건물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측이 정확하게 기관 건물을 사격한 게 아니냐는 주민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김금옥씨는 25일 인천시 게시판에 “우리가 군사훈련 한 것이 큰 잘못이었군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수시간 만에 167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김정호씨는 “민간인과 해병용사가 희생당한 사건을 두고 포격 맞을 짓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라는 겁니까”라고 반문했다. 최영환씨는 “자기 시민들이 희생을 당했는데 트위터에 글 올릴 정도로 한가할까”라는 의견을 보였다. 트위터에도 “송영길 시장님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북한은 적화통일을 국시로 하고 있는데”(제피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인천 세금으로 북한 퍼준다는 공약을 건 사람을 뽑다니”(xxsicsxx), “인천시장이냐 평양시장이냐”(seokjini) 등의 글도 보였다.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서도 “북한이 잘한 것처럼 들렸다. 참으로 불쌍해 보였다”(기린), “천안함 때와 똑 같은 시나리오, 뭘 하든 정부 탓 북한 비호”(donki) 등의 글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윤관석 인천시 대변인은 “송 시장의 트위터 글은 그날 방송 등에서의 보도 내용을 정리해 올린 것이고 24일 기자회견 발언은 연평도 주민들의 의견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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