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 핵연료 바로 알기 ④ 재활용하는 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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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프랑스는 59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면서 국가 소요 전력의 77%를 원자력으로 충당한다. 원전 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전력 공급 비중은 1위다. 프랑스는 원자력 개발 초기부터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재활용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노르망디의 라하그공장에서 이뤄진다. 이곳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의 사용후 핵연료를 위탁받아 재처리하기도 한다. 원전 운영업체인 프랑스전력공사(EDF)는 매년 발생되는 1200t의 사용후 핵연료 중 850t을 라하그로 보낸다. 나머지는 현재 개발 중인 제4 세대 원전의 연료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 확보용으로 비축해 둔다.

 프랑스의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1991년 제정된 폐기물관리법에 따른다. 이를 근거로 국가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관인 안드라(ANDRA)를 설립했다.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연구도 한다. 안드라는 고준위 폐기물을 지하 500~1000m 깊이 땅 속에 묻는다는 방침을 정하고 부지를 물색 중이다. 후보지역의 부지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지하 550m에 시험시설도 건설해 운영한다. 100여 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한다. 아울러 고준위폐기물의 양과 독성을 확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준위폐기물을 저준위폐기물로 바꾸는 ‘장수명 핵종의 소멸처리’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한편 프랑스는 벌써 두 번째의 중·저준위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 처분장인 라망시처분장은 용량 포화로 폐쇄했다. 두 번째 처분장은 포도 주산지인 로브에 건설해 9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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