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4조6888억에 외환 인수 … 국내 3위 금융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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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 2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 인수 계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하나금융지주가 4조6888억원에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계약이 성사되면 하나금융은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국내 3위의(총자산 기준) 금융그룹이 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계약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25일 오후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주식 3억2904만 주를 주당 1만4250원에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외환은행 주가에 10% 정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금액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오후 영국 런던에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이 같은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다음 주 중 금융위에 외환은행 지분 인수 승인을 신청키로 했다. 김 사장은 “론스타와 내년 3월 말 전까지 매각대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금융위의 승인이 나는 대로 대금을 지급해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 인수를 마무리해 지주회사에 편입하겠다”고 말했다.

 인수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기존 주주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재무비율도 지키면서 투자자를 확보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회사나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외환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현대건설의 매각 결과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가격이 변동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현대건설 주식의 가치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평가했다”며 “론스타와 추가로 정산하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하나금융은 당분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외환은행’이란 은행 이름을 사용하면서 ‘1지주회사 2은행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두 은행의 임금 체계가 다른 것은 점진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며 “외환은행의 임금이 너무 높은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지만 외환은행 직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차익에 대한 과세 문제에 대해 김 사장은 “세금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전체 매각금액의 11%와 매각 차익의 22% 중 작은 쪽에 대해 외국계 은행의 지급보증을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만일 국세청이 론스타가 내야 할 세금을 하나금융이 원천징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지급보증을 받은 해외 은행에서 돈을 받아 세금을 내겠다는 의미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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