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진의 서핑 차이나] 같은 사건 다른 시각…24일자 전세계 신문 1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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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건이었습니다.
북한의 포탄이 군부대와 민가에 무차별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군인 두 명이 전사했습니다. 다음날 알려진 사실이지만 무고한 민간인도 두 명 죽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전 세계 신문들은 이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을 보는 시각은 서로 달랐습니다.
전세계 신문의 1면들을 살펴봤습니다.
대다수 나라의 주요 신문들이 단 제목은 거의 모두 '북한, 한국 포격'이었습니다.
단, 중국과 대만의 신문은 달랐습니다.
어디서 지침이라도 받은 듯 '朝韓炮戰'(북한-한국 포격전)이 다수였습니다.
인민일보는 1면에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하단에 '한-조 교전, 반도 신경 돌연 팽팽한 긴장(21면)'이란 안내만 내보냈습니다. 21면에는 평양과 서울 특파원이 함께 쓴 기사를 실었습니다. 한국-조선으로 한국이 앞으로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환구시보는 '북한-한국 서로 먼저 쐈다 주장'이란 제목을 달았습니다.
같은날 환구시보의 인터넷 사이트 환구망의 우측에 긴급 온라인 폴이 달렸습니다. "조선-한국 누가 반도 불안정에 더 큰 책임이 있습니까?"라는 질문 아래에는 "누가 먼저 이번 포격전을 일으켰는지에 대해 북한과 한국은 각자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추세에서 볼 때 북한과 한국 누가 반도 불안정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부연설명이 붙어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24일 오후 9시 현재 '북한이 더 큰 책임이 있다'라는 답변이 1296표로 13%, '한국이 더 큰 책임이 있다'는 8773표로 87%를 차지합니다. 한국에 책임이 더 크다고 보는 중국 네티즌이 절대 다수입니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난감하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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