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북한 막사 집중 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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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3일 감행한 연평도 공격은 황해남도 강령군 개머리와 무도 해안포 기지에서 한꺼번에 사격한 동시탄착사격(TOT)인 것으로 24일 파악됐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은 모두 170여 발의 포격을 가했으며 이 중 80여 발이 연평도 육지에 떨어졌다”며 “공격에 사용된 포는 개머리와 무도 해안포 진지의 앞에 나와 있는 것도 있고 뒤에 있는 것도 있으며 여러 종류의 포가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곳에서 직사포와 곡사포가 동시에 포격에 사용됐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이 진지의 뒤쪽에서 곡사포를 쏠 수 있도록 한 것은 앞으로도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발사 태세 돌입을 탐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K-9 자주포 80여 발을 응사해 북한군에 피해를 준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지역에 구름이 많이 끼어 시각으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주포에서 발사한 포탄의 위력은 북한이 사용한 포탄의 10배에 달해 북한군에도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대는 이날 한 발로 가로 50m, 세로 50m의 범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고폭탄 등을 사용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포격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심각한 피해를 봤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복 타격을 해안포 진지가 아닌 중대 막사에 집중했다는 합참의 브리핑은 논란을 불렀다. 합참은 이날 오전 “북한 해안포는 통상 갱도를 구축해 있기 때문에 우리 곡사포·해안포로는 직접 타격하기 어려워 중대 막사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태영 장관은 “1차 공격 때 대포병레이더(AN/TPQ-36·37)가 작동 안 돼 무도의 포진지 일대를 타격했고 2차 때는 레이더에 잡힌 방향(개머리 해안포 진지)을 타격했다”고 해명했다. 연평도 공격 전후 북한 동향과 관련해 김 장관은 “북한이 포격 도발 이전 북창기지에서 이륙한 미그 23기(5대)가 초계비행을 했다”며 “현재 (북한군) 4군단 해안포 및 장사정 포병이 사격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군은 지대함미사일과 함정을 전투배치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동시탄착사격(TOT·Time on Target)=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무기체계로 하나의 목표물을 향해 일시에 사격하는 방식. 일제 타격식 사격이라고도 한다. 북한은 지난 1월 27~28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 130㎜ 해안포와 170㎜ 자주포, 240㎜ 방사포를 100여 발 발사할 당시 TOT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 사격 방식은 김정일 후계자 김정은이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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