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포 발사지점 F-15로 불바다 만들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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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해 연평도를 공격한 다음 날인 24일 국회엔 김태영 국방부·김성환 외교통상부·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 외교·안보분야 책임자들이 모두 출석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국회 운영위에 나왔다. 이들은 북한의 공격에 대해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 의도적 침투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김태영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연평도 전력 증강 의사를 밝혔다. “연평도에 K-9 자주포 6문이 들어가 있는데 추가 증강하려 하고 있다. 12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에 배치된 전차는 공격용으로, 과거 (북한의) 상륙 위험을 고려했는데 지금은 포격 위험이 있다. 재검토해서 보강하겠다”거나 “(연평도 내) 105㎜ 곡사포도 사거리가 짧아 155㎜로 바꾸겠다”는 말도 했다.

 김 장관은 “현재 교전규칙에는 적 사격 시 대등한 무기체계로 2배로 (대응)하도록 돼 있다”며 “앞으로 교전규칙을 수정보완해 강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나라당 김학송·김장수 의원 등이 “북한의 2차 포격은 명백한 전쟁행위로 발사지점을 F-15전투기로 폭격했어야 했다”고 한 데 대해 김 장관은 “당연히 그런 생각도 했는데 저희 스스로 만든 그림 속에는 이처럼 공군으로 (폭격)하는 것은 전쟁 확대라는 차원에서 뒤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개성공단·금강산 체류 인원 철수 여부에 대해 “한쪽에선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한쪽에선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며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한) 5·4 조치 때처럼 하는 게 최선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질타했다. “대한민국 군대 맞느냐”(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는 말도 나왔다.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지하에서 어영부영하는 정부를 믿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탄식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며 “북한이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의원은 “북한이 포 사격을 하게 되면 우리는 전투기와 야포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북한 대포 발사지역을) 불바다로 만들어야 한다”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몽둥이를 세게 휘두르라고 했다. 우리도 그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정애·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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