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시작하는 입학사정관제 준비법 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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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알음마당을 찾은 오원석군이 ‘경찰관’이 되고 싶은 꿈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김진원 기자]

입학사정관제의 핵심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을 뽑는 것이다. 학생의 잠재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도 주어진 환경에서 스스로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기 위해서다. 학습 습관이 자리 잡는 초등 고학년부터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학습’ 이전에 ‘습관’이기 때문이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1단계-동기 목표 있으면 공부할 동기 생겨

오원석(수원 명인초 5)군은 초등 2학년 때부터 경찰관이 꿈이다.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고 보람도 클 것 같다. 평소 친구들도 잘 도와주는 편이다. 조사를 했더니 경찰관이 되려면 체력과 봉사의식이 있어야 한다.

초등학생 때 자기주도학습을 익히기 위해서는 먼저 꿈을 찾고, 그것을 탐구해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것이 학습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발견하면 그 꿈에 대한 과제 집착력이 생기고,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0·20·30년 후의 모습을 구체화해 ‘미래 인생 계획서’를 작성해 본다.

목표가 정해졌으면 교과 학습이나 독서 등을 통해 목표 설정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5학년 1학기 사회 과목에서 ‘우리나라의 자연환경과 생활’을 배운다면 ‘왜 배우는지’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나누고 단원 첫 장의 여백에 그 이유를 써본다. 이때 자신의 학습 동기와 경험, 교과를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배운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기록해 놓는 것도 좋다. 자기주도학습의 목표는 반드시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일생 동안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2단계-전략 학습법 찾아 ‘나만의 비법서’ 작성

원석이는 목표가 분명하다. 스스로 경찰이 되기 위한 방법도 찾아봤다. 경찰대 시험에 대비해 영어와 수학에 비중을 둬 공부하고 있다. 독서도 즐긴다. 체력 테스트 때문에 윗몸일으키기도 매일 한다. 모든 과목을 잘해야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내가 잘하는 것, 부족한 점을 아는 것부터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이다. 이를 위해 ‘과목별 진단표’를 작성해 보는 것도 좋다. 한 학기에 한 번 자신만의 진단표를 만드는 것이다.

 ▶그 시점에서의 꿈 ▶좋아하는 과목(나의 진로와 비교했을 때의 중요도) ▶부진한 과목(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인내심을 발휘할 공부 방법 등)의 진단 내용과 실천 항목을 솔직히 작성한다. 중요하고 좋아하는 과목인데 성적이 안 나오면 교사와 상담해봐야 한다.

좋아하는데 실력이 안 따르는 과목은 ‘나만의 비법서’를 만든다. 공부법 도서나 공부 기술을 익혀 자신만의 학습법을 찾을 수도 있다. 오답노트나 요점 정리의 형태도 좋다. 그 과정을 블로그나 일기에 남기고 긍정적인 평가로 자기주도학습의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학기에 변화가 있어 그것을 기록하면 자기주도학습의 과정이 된다.

 과목별 통합 학습 습관도 좋다. 과학시간에 ‘비’에 대해 배웠다면, 울릉도에 비가 많이 왔을 때의 경제적인 효과나 기상캐스터란 직업, 측우기를 만든 세종대왕에 대해서도 함께 학습한다. 비 때문에 고통받는 지역의 아동들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부모는 생각의 가지를 늘릴 수 있는 질문을 하거나 관련 책을 추천해줘야 한다.

 3단계-실천 부모가 조력자 돼야

자기주도학습은 매일 조금씩, 일정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서, 정해진 분량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한 공부 환경을 만들고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려면 부모의 지도와 관리가 필요하다.

계획표는 아이가 직접 짜도록 한다. 실제 해보게 하고 시간이 모자라거나 부족하면 아이의 의견을 물어 수정해 나간다. 부모는 자녀가 세운 계획을 함께 점검하고 실천을 독려하는 선까지 지도하는 것이 적절하다. 과목별 전략 가이드나 다른 사람의 사례를 제시해주는 것도 좋다.

※도움말=교원 빨간펜교육연구소 유태성 연구원,
에듀모아 남소연 컨설턴트, 부산 동래초 박성철 교사,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정철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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